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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권력'‥'환경미화원 이렇게 말려죽인다'

'운전대 권력'‥'환경미화원 이렇게 말려죽인다'
입력 2025-11-24 20:04 | 수정 2025-11-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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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내가 너 말려 죽일 거야' 그동안 양양군 소속 운전직 공무원이 자주 내뱉은 말입니다.

    그는 운전대를 통해 권력을 잡았는데요.

    가속페달을 밟아 환경미화원이 쫓아오며 뛰게 만들었고, 일부러 브레이크를 밟거나 후진을 했습니다.

    사실상 미화원들을 조련한 셈입니다.

    그런데, 이 운전대 권력은 양양에서만 발생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이 트고 있는 양양의 한 거리.

    미화원 2명이 뛰면서 쓰레기를 차량 안에 던져 놓고 급히 따라갑니다.

    이후에도 갑자기 청소차가 출발하고, 다급해진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따라가다 차에 치일 뻔한 일이 반복됩니다.

    차가 2-3초만 빨리 출발해도 따라가기 벅차지만 쉴 수 없습니다.

    속도를 줄여달라고 이야기했다간 바로 보복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녹취·음성변조)]
    "오늘부터 안전 운행할 거니까 뛰댕기지마. 안전하게 일하자고. 내가 너 말려 죽일 거야."

    업무를 교묘하게 늦추면 욕은 미화원들이 먹게 되는 구조입니다.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여기 읍내에서 차가 막히고 그러면 다 미화원이 길을 막아요. 이렇게 얘기를 하지 운전직 공무원이 길을 막아요. 이러지 않아서 그 피해는 저희한테 오기 때문에…"

    새벽에 청소해야 할 2-3백 미터 구간을 4-5번이나 이렇게 당하다 보면 몸이 지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전자를 거역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들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운전대로 미화원을 조련한 것은 양양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타 지자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운전원이 기분 나쁘다고 급브레이크를 확 밟는다든가. 차에 맞게끔 속도를 높여야 하니까, 물건을 들고 뛰어간다든가 그런 식으로…"

    다른 청소차 운전사도 비슷한 괴롭힘의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타 지자체 청소차 운전원 (음성변조)]
    "골탕먹인다면 상차원들. 달리다 급브레이크 팍 잡아서 무릎을 부딪치게 만든다든가, 서 있을 때 후진한다든가 그런 경우가 있어요. 실질적으로…"

    이번엔 MBC 취재 카메라에 이런 갑질이 잡혔지만, 평소엔 신고하더라도 운전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피해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일하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일부러 일을 천천히 해서, 그건 운전자의 재량에 맡기는 거니까…"

    여기에 작은 지역 사회 특성까지 더해지면 운전직 공무원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구조라는 게 노동계의 설명입니다. 

    [김성춘/한국노총 강원도 위원장]
    "이구동성으로 제보한다든가 하더라도, 군 단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지역의 선후배고 뭐 혈연이라든가 등등 이런 것들이 아마 큰 장애가 돼서…"

    교묘한 갑질의 굴레에서 고통을 당해왔던 환경미화원들.

    전문가들은 미화원에 대한 근무 안전 매뉴얼과 차량 외부에 블랙박스 설치 등 갑질의 사각지대를 벗겨 내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 김종윤, 양성주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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