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덕수 전 총리는 영혼 없이 권력만을 따라다녀 온 식민지형 관료란 평가를 받습니다.
평온한 시절에 유능한 공직자인 것처럼 칭송받으며, 마치 거래와 협상의 달인이라는 듯 행세했지만, 결국 경력의 정점이자 가장 위중한 설득의 순간에선, 그의 민낯이 드러나고야 말았는데요.
50년 화려한 공직생활을 거쳐 그에게 남은 마지막 평가는 내란방조 혐의자입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유능한 공직자가 되겠다'던 취임 일성은, 내내 흔들렸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2022년 5월)]
"'공직자가 창의와 혁신으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든 국무총리로 기억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서 계엄 선포를 막아야 했던 그는 오히려 '사후 선포문'에 서명하며 비상계엄을 뒤늦게 완성하는데 일조했습니다.
반성은 없었습니다.
그는 내란범을 배출한 국민의힘에, 국정운영을 일임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며 혼란을 자아냈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해 12월 8일)]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아 모든 국가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겠습니다."
국민이 준 적 없는 권한을, 스스로 여당과 나눠갖겠다고 한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통령 권한을 이어받은 뒤에는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탄핵 재판을 담당하는 헌법재판소의 공백을 사실상 방조한 겁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해 12월 26일)]
"여야가 합의하여 안을 제출하실 때까지 저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습니다."
국회가 한 전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직무가 정지됐지만,
[우원식/국회의장 (지난해 12월 27일)]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석 달 뒤 헌법재판소 판단에 따라 복귀한 한 전 총리는 돌연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안가회동의 장본인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에 지명했습니다.
이때부터 불거진 '대망론'.
총리직 사퇴 다음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소문은 현실이 됐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5월 2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내란 정권의 총리에서 정치권으로 직행한 첫날 광주에선 비난이 이어졌고,
"한덕수는 물러가라! 한덕수는 물러가라!"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5월 2일)]
"저도 호남사람입니다. 저도 호남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뭉쳐야 합니다."
김문수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도 무산됐습니다.
초유의 새벽 기습 후보교체 시도가 낳았던 의문, 왜 그렇게까지 대선에 나가려 하는가.
궁금증은 그가 재판정에 선 뒤 공개된 CCTV 화면 속 그의 모습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궁색한 대답에서 풀렸습니다.
실패한 정권의 공직자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적 없던 한 전 총리는, 이제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 송록필 /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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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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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공직자" 약속했던 한덕수, 정권 2인자로서 국정 혼란만
"유능한 공직자" 약속했던 한덕수, 정권 2인자로서 국정 혼란만
입력
2025-11-26 19:56
|
수정 2025-11-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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