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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살아있기를‥" 생사 알 길 없어 오열하는 가족들

"부디 살아있기를‥" 생사 알 길 없어 오열하는 가족들
입력 2025-11-28 20:04 | 수정 2025-11-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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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홍콩 화재 참사로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있죠.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눈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실종자의 생사는 알 길이 없는데요.

    조건희 기자가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화재 참사가 발생한 홍콩 타이포의 아파트 건물입니다.

    소방차가 단지를 에워싸듯 줄지어 서 있고, 창문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여전히 피어오릅니다.

    "연기가 아직도 나, 연기가."

    현장 바로 근처에 실종자 신원 확인소가 마련됐습니다.

    [홍콩 경찰]
    "가족입니까?"

    [홍콩 경찰]
    "실종자 가족들만 들어가 사진을 보고 실종자들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행방을 알 수 없는 46살 어머니와 14살, 13살 남매를 찾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이들은 40년 넘게 이곳에서 함께 지내왔습니다.

    [실종자 가족]
    "일가족 4명 중 3명이 불이 났을 때 집에 있었어요. 아버지만 그때 출근해서 집에 없었어요."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이 살아있기를 기도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실종자 가족]
    "병원에 의식 없이 있을지라도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어요. 우리 가족은 두 팀으로 나눠서 병원으로 갈 거예요."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화재 발생 사흘째.

    아직까지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는 200명이 넘습니다.

    참사 현장 근처 공터에는 이불과 옷가지, 휴지 등이 상자째 쌓여 있습니다.

    갈 곳이 사라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각지에서 보내온 물품들입니다.

    구호물품 품목별 위치가 그려진 지도입니다. 여기 빨간 네모가 제가 서 있는 위치고요. 이 옆은 일용품이라 써 있는데요.

    이 구역을 보면 상자 여러 개가 나열돼 있고, 이 안엔 샴푸, 손세정제 같은 생필품들이 비치돼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레이 씨는 30년지기 친구를 잃었습니다.

    [레이 응/화재 참사 생존자]
    "친구가 페이스북 실종자 명단에 있길래 연락해봤더니 연락이 안 됐어요. 그러고나서 사망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갈 곳 없는 이재민으로 가득 찬 대피소.

    한 눈에도 급히 챙겨나온 듯 보이는 가방들이 매트 위에 뒤엉킨 채 놓여 있습니다.

    지상 5층, 지하 1층의 대형 체육관인데요. 지금은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로 변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화재 참사 피해자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근처 초등학교 역시 휴교에 들어가 이재민 거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는 지금까지 최소 2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1948년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참사입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전인제 /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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