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기도 포천에서 16개월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아이 엄마의 119 신고 당시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소방관이 "아기 소리가 나냐"고 묻자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던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구급대원들이 다급하게 아이를 안고 엘리베이터에 오릅니다.
"16개월 아기가 숨을 안 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당시 119에 접수된 녹취록을 확인해 봤습니다.
영아 엄마가 아파트 동 호수를 말하자 소방대원이 천천히 말해달라고 합니다.
주소 확인 절차만 5번을 거친 뒤 아기가 "숨을 안 쉰다"는 엄마 말에 소방대원은 "숨을 안 쉬냐"고 되물었고 "밥 먹다 뭐가 목에 걸린 것 같다"고 답합니다.
또 "아기 열 났냐"는 질문에는 당황한 듯 아니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소방대원이 "아기 소리가 나냐"고 묻자, 이번엔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말합니다.
경찰은 119 신고 당시 오락가락했던 영아 엄마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던 16개월 영아는 끝내 숨졌고, 병원은 아기 몸 곳곳에서 골절과 멍, 긁힌 자국 등이 발견됐다며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아이는 '외상성 쇼크', 즉 강한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아 엄마와 계부는 "넘어져서 다쳤다", "개와 놀다가 생긴 상처"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영아 부모 (지난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아이가 사망할 거라 생각 못하셨나요?> ……. <남편의 지시가 있었나요?> ……."
경찰은 "어린이집 교사 등 참고인 조사 결과 학대로 숨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다음 주쯤 구속된 16개월 영아 친모와 계부를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편집: 김기우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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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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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영아가 계단서 넘어져?‥119 신고 '횡설수설'
16개월 영아가 계단서 넘어져?‥119 신고 '횡설수설'
입력
2025-11-29 20:18
|
수정 2025-11-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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