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전자 제품들.
하지만 언젠가는 이렇게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이 전자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전자 폐기물도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 리포트 ▶
폐전자제품들이 화물차에 실립니다.
선풍기와 전기밥솥, 유선전화기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목적지는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
종류별로, 또 재질별로 나뉘고 또 나뉘어집니다.
자동화 설비가 있지만 안마의자처럼 다양한 재질이 사용된 커다란 제품은 결국 사람이 손을 대야 합니다.
지난해 이 센터로 들어온 전자폐기물은 약 4천 톤.
이 중 86%, 3천440톤은 고철, 알루미늄 등으로 재자원화됐고, 나머지도 고형원료 등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선옥/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 경영지원팀 실장]
"불법으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또 나아가서는 천연자원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전자전기 제품을 무상 수거하기로 했지만, 수거 뒤 재활용되는 폐 전자·전기제품은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22%에 불과합니다.
44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인 이름도 정겨운 전파사.
손님이 맡기고 간 고장 난 헤어드라이어가 수리 중입니다.
전원 연결부위를 교체하자 멀쩡히 작동합니다.
버려지는 전기·전자 제품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쳐서 최대한 오래 쓰는 겁니다.
폐기물이 줄어드는 건 물론, 손주가 아끼던 장난감이 다시 작동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습니다.
[박왈규/인천 연수구]
"너무 기분좋지, 날아갈 것 같아요. 이것 때문에 굉장히 좀 울었었거든요."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도리어 전자제품을 고쳐쓰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안영기/기능사·전파사 운영]
"공장에서 그냥 자동으로 착착착착 찍어 나오는 식이니까 부품 교체가 안 돼요. 칩 고장으로 넘어가면 저는 이제 손 뗍니다."
'수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세탁기와 냉장고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보증기간이 끝난 뒤에도 제조사가 수리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판매할 때는, 수리 난이도를 평가한 '수리 가능성 등급'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가전제품을 수리하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고쳐쓰기보다 새로 사는 게 쉬운 나라입니다.
[성연/수리상점 곰손 대표]
"부품 보유 기한도 사실은 굉장히 짧아요. 3년 이내에 거의 10년이면 부품을 교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아예 없거든요."
2019년 기준 한국의 연간 1인당 전자폐기물 배출량은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습니다.
재자원화 활성화와 고쳐서 오래쓰기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변준언, 우성훈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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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욱
김민욱
[지구한바퀴] 늘어나는 전기·전자제품 폐기물‥"버리지 말고 고쳐 쓰자."
[지구한바퀴] 늘어나는 전기·전자제품 폐기물‥"버리지 말고 고쳐 쓰자."
입력
2025-11-30 20:23
|
수정 2025-11-3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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