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검찰총장까지 지냈던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칼자루를 쥐었을 땐 법 앞에 예외가 없다는 식으로 호언장담을 했었는데요.
정작 수사의 칼끝이 본인을 향했을 땐, 국가가 월급을 주며 쌓게 해준 수사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지식 그리고 경험을 총동원해서 미꾸라지처럼 수사와 재판을 회피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그가 보여준 온갖 법꼼수를 구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전 대통령 (2021년 6월 대선 출마 기자회견)]
"저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나 법적용에는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그 신념으로 일을 해 왔습니다."
'법 앞에는 예외 없다'는 원칙으로 인생을 포장해 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드러낸 모습은 "자신은 예외"라는 민낯이었습니다.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조사에 3차례 불응했고,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들고 온 수사기관 앞에 경호처를 방패막이로 세웠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는 법원에 기회를 주겠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석동현 변호사/윤 전 대통령 측 (지난 1월 18일)]
"법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을 시정할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저희들은 강조할 것입니다."
법률로 수사 영역이 명시된 특검이 출범한 뒤에도 이런 태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내란' 특검의 출석 요구 9번 가운데 7번을 불응했습니다.
[박지영/'내란'특검팀 특검보 (지난 6월 24일)]
"조사에 응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고‥"
파견 경찰관한테는 조사를 못 받는다고 버텼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난 6월 29일)]
"<검사 시절 피의자가 조사자 선택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까?> ……."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의 강제구인 시도는 구치소 안에서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무산시켰습니다.
[정성호/법무부 장관 (지난 8월 1일)]
"반팔 상·하의를 정상적으로 입고 있다가 특검이 집행을 시도하자 그때 수의를 벗었고…"
"형사 법정에서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니 정작 법정에도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출석 의무가 있는 형사재판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16번 연속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보석 심문이 열릴 때는 나왔습니다.
이때도 "불구속 상태가 되면 재판과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형사 사법 시스템을 무시한다는 지적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윤갑근 변호사/윤 전 대통령 측 (지난 1월 25일)]
"대통령은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의 어떤 인권을 보호하는 그런 장치들에 대해서 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겁니다."
하지만 정작 윤 전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오선희/변호사]
"검사를 30년씩 넘게 하고 검찰총장이고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 아주 당당하게 거부하는 걸 국민들한테 메시지를 줘서 이거는 국가의 사법 체계를 내 호불호에 따라서 취사선택해도 된다는 아주 나쁜 선례가 되는 거죠."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김백승 / 영상 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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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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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출석 거부'‥법꾸라지 모든 수단 동원
1년 내내 '출석 거부'‥법꾸라지 모든 수단 동원
입력
2025-12-03 19:51
|
수정 2025-12-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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