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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최후 보루?‥스스로 무너뜨린 신뢰

민주주의 최후 보루?‥스스로 무너뜨린 신뢰
입력 2025-12-03 20:14 | 수정 2025-12-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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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부터 해를 넘기게 된 내란재판 선고까지 법정의 신뢰와 권위가 떨어진 데는 사법부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스스로 독립을 강조하지만 사법부의 독립을 무너뜨리려 했던 내란 사태에 대해선, 대법원장이 입장 한번 제대로 내지 않은 가운데, 내란을 제때 단죄하지 못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 걸까요?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96년 7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전 씨 측 변호인이 사임하고 노 씨 측 변호인도 법정에서 나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양우/전두환 씨 변호인 (1996년 7월 8일)]
    "실질적으로 변호인의 변호권을 제한하는 이러한 모습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요식 절차인 이 재판의 들러리 역할은 결코 하지 않겠다."

    변호인단의 집단 사임에 두 전직 대통령도 재판 출석을 거부했지만 재판부는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공판을 이어가겠는 의지를 밝히며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재판도 1주일에 두 번씩 열었습니다.

    169일, 재판 시작 반 년 만에 나온 결론은 전두환 사형, 노태우 징역 22년 6개월이었습니다.

    [김영일/5·17 내란 사건 재판장 (1996년 8월)]
    "(이 사건 자체가) 정치적인 사건이라고들 하지만 우리는 법적인 측면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하는 데 대해서 깊이 연구를 하고 거기에 맞춰서 판결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30년 뒤 현재의 내란 재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전례 없는 구속기간 계산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풀어준 지귀연 재판부는 1차 공판 법정 촬영도 신청이 늦었다는 이유로 불허했습니다.

    전 씨와 노 씨는 물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재판에선 없던 일.

    결국 2차 공판 촬영은 허가했습니다.

    [지귀연/12·3 내란 사건 재판장 (지난 4월 21일)]
    "국민의 관심과 알 권리 등을 고려해서 이전 유사 사안 전례와 마찬가지로 공판 개시 전에 한해서 법정 촬영을 허가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재판 지연 의도가 의심되는 변론 전략을 들고 나와도 재판은 1주일에 한 번꼴로만 열었고 법정 출석 의무를 여러 차례 어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구인영장을 발부하지 않았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변호인들이 쟁점과 관계없는 발언으로 법정을 모독했는데도 웃어넘겼습니다.

    [고영일/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변호인 (지난 10월 31일)]
    "검찰청 자체를 없애는 거에 대해서 검사라면 당연히 여기에 대해서 소리를 높여야지."

    [지귀연 재판장 (지난 10월 31일)]
    "고 변호사님 저 잠깐만요. 특검보님도 잠깐만요. 재판 지휘를 좀 하겠습니다. 변호사님들께서 꼭 배고프실 때가 되면 이러시더라고요."

    여기에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는 술 접대 의혹으로 수사 대상이 됐고, 석연치 않게 휴대전화를 바꾼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권위와 신뢰를 잃은 이유는 내란 세력의 '법기술'을 재판부가 왜 차단하지 않았을까, 그 의문에서부터 시작됐을 겁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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