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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 들고 'K팝' 합창‥'다시 만난 세계' 연 새 집회문화

응원봉 들고 'K팝' 합창‥'다시 만난 세계' 연 새 집회문화
입력 2025-12-03 20:30 | 수정 2025-12-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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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년 전, 시민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손에는 K팝 아이돌 응원봉을 들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거친 구호를 외치는 게 아니라, 케이팝 노래를 부르며 마치 축제인 듯, 광장에 모인 모두가 마음을 함께 나눴던 게 바로 1년 전 겨울의 기억인데요.

    어떻게 K팝과 응원봉이 거리를 뒤덮었던 것인지 임소정 기자가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비선 실세 딸의 부정 입학 의혹에 분노한 이화여대 학생들은, 거친 구호 대신 K팝 '다시 만난 세계'를 노래했습니다.

    노래를 따라 분노도 퍼져갔습니다.

    시민들은 하나둘 손에 촛불을 들었고, 한 '친박' 정치인은 비웃듯 말했습니다.

    [김진태/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촛불은 바람을 타고 들불로 번졌고, 그렇게 '다시 만난 세계'의 문을 열었습니다.

    7년 뒤, 다시 광장에 나선 시민들은 이번엔 K팝 아이돌 응원봉을 들었습니다.

    [탄핵 집회 참가자]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고…"

    누가 제안한 것도, 주도한 것도 아닙니다.

    촛불을 들었던 때처럼, 하나둘 함께 응원봉을 들었습니다.

    [강지윤/집회 참가자]
    "스트레이 키즈 응원봉인데…"

    [조은혜/책 〈K팝 응원봉 걸스〉 편집자]
    "많은 K팝 팬덤 여러분들이 응원봉을 들고 나오신 모습을 보니까 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광장에선 더 많은 K팝을 합창했습니다.

    군부독재에 맞서던 화염병은 촛불을 거쳐 응원봉으로, 엄숙한 민중가요는 친근한 K팝으로, 무거웠던 집회는 즐거운 축제가 됐습니다.

    저마다 소박한 바람들이 광장에서 만났습니다.

    [이희주/소설가]
    "'최애'를 보는 게 저의 일상에서 되게 중요한 어떤 삶의 기둥이기도 했는데 그걸 이제 빼앗길 수 있겠다. 어디 가서 환대받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여기서 좀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경험을…)"

    K팝 팬들이 밤새 '최애' 아이돌을 기다리고 환호하던 끈기와 열정, '최애'를 위해 언제든 뭉친 경험과 조직력은 그 축제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서해련/간호사]
    "K팝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일 수도 있는데 내가 뭔 일이 생기면 내가 직접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끝날 때까지 자리를 나올 수 없어요."

    [조은혜/책 〈K팝 응원봉 걸스〉 편집자]
    "(K팝 팬으로서) 이미 축적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에는 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이번에도 시민의 힘으로 '다시 만난 세계'.

    기억 속 응원봉은 광장의 시민 한 명 한 명을 여전히 조용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숨눈/교사]
    "응원봉은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니까 주체적인 선택이기도 하고요. 개인의 삶에서 정치를 분리할 수는 없잖아요."

    [조은혜/책 〈K팝 응원봉 걸스〉 편집자]
    "광장에 나온 시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내는 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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