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넘도록 탈퇴도 못 해‥공정위 "쿠팡 '탈퇴 진땀' 시정해야"

◀ 앵커 ▶

쿠팡 가입자들의 회원 탈퇴, 이른바 '탈팡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죠.

하지만 당장 탈퇴하고 싶어도 그 과정이 여섯 단계로 복잡해서 쉽게 탈퇴할 수도 없다는데요.

가입은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해놓고 해지는 힘들게 해놓은 건데, 공정위가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경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아이를 키우며 장 볼 시간이 부족해 쿠팡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 이영주 씨.

대규모 해킹 소식에 쿠팡을 탈퇴하려고 앱을 뒤져봤지만,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쿠팡 탈퇴 방법'까지 검색해 클릭했는데, 황당하게도 쿠팡 쇼핑 페이지가 연결됐습니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방법을 찾았는데, 10분이 넘도록 2단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영주]
"단계가 너무 복잡하더라고요. 한 단계마다 바로바로 '예' '아니오' 체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2단계까지 갔다가 그냥 중단했어요."

쿠팡 회원을 탈퇴하려면 6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앱에 들어가면, 일단 PC버전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대부분 이용자가 모바일로 이용하고, 가입 역시 모바일에서 할 수 있지만, 탈퇴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한 겁니다. 

PC버전으로 바뀌면서 글씨가 깨알같이 작아진 상태에서 본인 확인과 이용 내역을 확인하고, 쿠팡에게 바라는 점을 묻는 주관식 설문에까지 답을 해야 탈퇴를 할 수 있습니다.

매달 구독료를 내는 와우 멤버십 회원 탈퇴는 더 기가 막힙니다.

탈퇴 단계를 한참 진행한 뒤에야 유료 멤버십 해지는 별도로 해야 한다며,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하게 했습니다.

앱 사용에 능숙한 20대 남성도 탈퇴하는 데 4분 가까이 걸렸는데, 반대로 재가입은 38초면 충분했습니다.

공정위는 쿠팡 측에 복잡한 탈퇴 절차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상훈/국민의힘 의원 - 남동일/공정위 부위원장 (어제, 국회 정무위원회)]
"<다음 전체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공정위에서 쿠팡 회원 탈퇴 절차에 대해서 불공정한 그런 행위는 없는지에 대해서 면밀하게 검토해서 보고를 좀 해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복잡한 쿠팡의 탈퇴 절차가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지 사실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과징금 부과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경미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안윤선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