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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빵'‥'9년째' 급식 파업 왜 되풀이되나? [기자의 눈]

'밥 대신 빵'‥'9년째' 급식 파업 왜 되풀이되나? [기자의 눈]
입력 2025-12-05 20:33 | 수정 2025-12-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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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말에 이어 어제와 오늘도 경기와 충청, 대구, 경북 등에서 급식 파업이 진행됐습니다.

    파업 때마다 아이들이 하루씩 밥 대신 빵을 먹는데요.

    급식 파업이 왜 9년째 반복되고 있는 건지, 제은효 기자가 기자의 눈으로 다뤘습니다.

    ◀ 리포트 ▶

    점심으로 밥 대신 빵과 우유, 에너지바를 먹었습니다.

    급식 조리사들이 파업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조윤호/초등학생]
    "카스타드 빵이랑 초코우유랑 귤 같은 거 주셔 가지고 그것밖에 못 먹었어요. 그래도 참을만했어요."

    평소의 급식 조리실은 강도 높은 노동이 펼쳐집니다.

    뜨겁게 끓고 있는 대형솥들.

    온몸을 매달리다시피 일할 때마다 늘 아찔하다고 18년 차 조리사 우 모 씨는 말합니다. 

    [우 모 씨/급식 조리사]
    "뜨거워도 참아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 일을 하면서 하는 작업이에요. 이 손이 다 들어가죠."

    아이들 식사라 친환경 재료에 수제로 조리해야 해 손도 훨씬 많이 갑니다.

    [백경자]
    "대파도 흙 대파고 당근도 흙 당근이에요. 다듬고 해야 되니까 (일이) 더 많아지는 거죠. 수제 같은 경우는 솥단지 앞에 서서 (재료를) 계속 넣어야 되는데…"

    이렇게 일해 받는 기본급은 2백만 원 선,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게다가 방학 땐 월급도 주지 않습니다.

    그 기간 겸직을 하려 해도 공무직 신분이라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건강입니다.

    조리흄 등으로 지난 5년간 178명이 폐암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이들 처우 개선에 미온적입니다.

    17개 시도교육청이 모두 교섭 대상자이다 보니, 합의가 어렵다며 회피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박성식/전국교육공무직본부 기획국장]
    "17개 시도 교육청, 교육부가 전원 일치 합의를 해야 교섭안을 내놓는 방식입니다. 이러다 보니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그 사이 몇몇 시도 교육청은 되려 조리실 환기시설 예산을 줄였습니다.

    정부는 올해 70조 등 매년 국세의 20%를 시도교육청으로 내려보냅니다.

    이 가운데는 교육감 선심성 공약 이행이나 폐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정비 같은 낭비성 예산이 편성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직접 이들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국가 차원에서 급여는 합당한가 논의를 해서 얼마의 예산이 추가로 더 필요한지 (결정하고) 교육청에서는 어디를 줄여서 충당하고 국가에서는 어떻게 해서 남은 부분을 충당할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급식노동자들은 스스로를 외딴섬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먹는 일에는 모두가 집중하지만, 먹이는 사람들에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겁니다.

    파업 때마다 교육 당국은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며 현장을 안심시킵니다.

    정작 당국이 할 일은 하루 파업을 잘 넘기는 게 아니라 예비 사회인인 학생들 앞에서 노동의 가치를 잘 알리고 대우해 주는 것 아닐까요?

    기자의 눈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독고명 / 영상편집 : 이소현 / 영상제공 :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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