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내 소송으로 끝이 아닙니다.
쿠팡 사태 피해자들이 쿠팡 본사가 있는 미국을 찾아가 집단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선 원고인 피해자들이 증거를 찾아내 쿠팡 본사와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책임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통해 한국과는 달리 쿠팡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아내 책임을 제대로 묻겠다는 건데, 비슷한 사례에서 미국 업체들이 막대한 합의금을 낸 바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나세웅 뉴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국의 쿠팡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이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회사인 쿠팡의 잘못을 미국 법원이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승산이 있다고 보는 이유는 재판 당사자가 기업 내부 자료까지 열어볼 수 있는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 때문입니다.
5년 전 구글 이용자들은 구글 본사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비밀을 지켜준다던 크롬 브라우저가 검색 내역을 몰래 수집했다는 것입니다.
수사도, 조사도 없었지만, 이용자들은 3년 넘게 버티던 구글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한 임원이 CEO에게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부 이메일을, 결정적 증거로 재판에서 확보한 덕분입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이렇게 피해자들이 쿠팡의 책임을 직접 규명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은 특히 쿠팡 김범석 의장 등 핵심 경영진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내부 증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김국일/법무법인 대륜 총괄대표]
"서버가 어디에 있든 관련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해킹을) 언제 인지했는지 보안 투자를 왜 소홀히 했는지 낱낱이 밝혀낼 것입니다."
쿠팡은 '만능 보안 인증키'를 퇴사자가 써도 모를 정도로 보안 관리에 실패했습니다.
유출을 노출이라고 꼼수를 부리고, 신고도 늦었습니다.
내부 경고를 무시했거나, 알면서도 숨기는 등 중과실이 발견되면 쿠팡은 징벌적 배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한국에서와 달리 김범석 의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 미국 업체들은 수천억 원에서 1조 원대 합의금을 지불했습니다.
[탈 허쉬버그/미국 소송단 변호사]
"현재 한국의 시스템으로는 쿠팡이 잘못한 만큼 비례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약 200명.
소송대리인 측은 1천 명을 모아 가급적 올해 안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소송은 쿠팡이 상장된 뉴욕 증권 거래소를 관할하고 있는 이곳 뉴욕 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원고 측은 추후 투자자들의 손해를 배상받기 위한 투자자 소송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박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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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나세웅
미국서 '쿠팡 소송' 시동‥미국선 피해자가 증거 찾아 '징벌적 배상' 추진
미국서 '쿠팡 소송' 시동‥미국선 피해자가 증거 찾아 '징벌적 배상' 추진
입력
2025-12-09 19:54
|
수정 2025-12-0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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