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회법은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죠.
어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무제한 토론을 중단시킨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이문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필리버스터 첫 토론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단상에 올라갑니다.
국회의장에게 먼저 인사하는 게 관례인데, 나 의원은 우원식 의장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인사를 왜 안 하냐는 우 의장의 지적,
[우원식/국회의장]
"인사 안 합니까?"
두 사람이 초반부터 거세게 신경전을 벌인 건데, 우 의장이 문제 삼은 건 발언 내용이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여러분들이야 말로 국회를 깔고 앉아서 입법 독재를 하는, 입법 내란 세력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가맹사업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여당 비판이 이어지자, 우 의장은 결국 발언 13분 만에 마이크를 꺼버렸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마이크 꺼 주세요."
국회법 102조 '의제 외 발언 금지', 145조 '회의 질서 유지'를 근거로 나 의원의 발언을 차단하고 정회까지 선포한 겁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어제)]
"제가 굉장히 자제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정상적인 의사진행이 안 됩니다."
'의제 외 발언'이 논란이 됐던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필리버스터를 할 때마다 비슷한 지적들이 이어졌지만, 의제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해 발언을 허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석현/국회부의장 (지난 2016년)]
"어떤 것이 의제 내이고 어떤 것이 의제 외인지… 간접적인 관련성을 갖는 부분까지도 확대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자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국회의장은 인사도 하지 않는 나 의원을 예의 없다고 생각하고,
[우원식/국회의장 (어제)]
"인사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인사 안 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고."
나 의원은 의회 독재라고 주장하며 인사 안 하는 이유가 있다고 반발합니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민주당이 이런 말을 저한테 할 자격이 있습니까. 의회 독재를 횡행하면서…"
무제한 토론 중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끈 건 1964년 이후 61년 만입니다.
내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강행할 방침이라 반도체특별법 같은 주요 법안들의 연내 처리는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지민 / 영상편집 : 류다예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이문현
이문현
61년 만에 마이크 꺼진 '필버'‥우원식은 왜 나경원 마이크를 껐나
61년 만에 마이크 꺼진 '필버'‥우원식은 왜 나경원 마이크를 껐나
입력
2025-12-10 20:28
|
수정 2025-12-10 21:2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