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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산재 대응 문건'‥"본사가 설계, 현장은 실행"

[단독] 쿠팡 '산재 대응 문건'‥"본사가 설계, 현장은 실행"
입력 2025-12-11 20:34 | 수정 2025-12-1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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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보도해드린 쿠팡의 산재 대응 문건이 쿠팡 자회사의 내부지침이 아니라, 쿠팡 본사 차원에서 정부와 국회 대응을 총괄하는, 이른바 'PP팀'에서 직접 만든 거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쿠팡 전사적으로 이 문건의 지침이 그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차주혁 노동전문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문건 제목은 <(대외비) EHS-CFS-PG-07 위기관리 대응 지침>.

    EHS는 환경·보건·안전팀, CFS는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형식상 CFS 내부 안전 문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PG.

    쿠팡 내부에선 이를 '공식 가이드(Public Guide)' 또는 '정책 가이드(Policy Guide)'로 통합니다.

    그리고 PG 문건을 만드는 곳은 쿠팡 본사 정책 대관팀, 이른바 'PP팀(Public Policy팀)'입니다.

    정부·국회 대응, 정보 수집, 리스크 분석, 정책 설계까지 담당하는 사실상의 본사 '컨트롤타워'입니다.

    문건이 처음 작성된 건 2021년 1월 13일.

    쿠팡에선 고 장덕준 씨 과로사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던 시기였습니다.

    [쿠팡 관계자 (음성변조)]
    "PP팀(정책 대관팀) 분들은 정부기관에서 일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작성하시는 가이드라인은 CFS 그리고 쿠팡 내에서 굉장히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건의 '본사 제작' 정황은 정슬기 씨 사망 사건에서도 드러납니다.

    정 씨는 쿠팡 CLS 배송을 대행하는 대리점 소속 노동자.

    사망 직후, 대리점주가 먼저 1억 5천만 원 합의를 제안했고, 유족이 거부하자, 이번엔 CLS 노무 담당 상무가 직접 등장합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씨 아버지 (작년 10월)]
    "쿠팡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그분이 저를 찾아왔어요. 이건 가족 일이니까 가족이 합의를 합시다."

    대리점에서 CLS 임원으로 이어지는 2단계 합의 구조.

    문건에 적힌 유족 접촉, 합의 탐색 과정과 맞물립니다.

    [강민욱/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
    "장례식장에서 계속 상주하는 방식으로 접근을 하고, 노동조합이나 언론의 접근이 있는 경우에는 더 지원을 더 해서 합의를 보는 이런 것들이나‥CLS에서도 이건 정확하게 적용된다고 보고요."

    정보 차단, 유족 회유, 합의 유도.

    문건의 내용이 물류, 배송 가리지 않고 쿠팡 전사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민규/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언론에조차 알려지지 않고, 이 매뉴얼에 입각해서 유가족과 합의 하에 종료시킨 사건들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상상도 안 갑니다."

    쿠팡 측은 "PG는 표준 절차(Procedure General)의 약어이며, 해당 문서는 승인되지 않은 문서"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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