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회에서는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가 주말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등을 막는다며 상관없는 모든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의석은 텅 비어 있고 의제와 아무 상관 없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필리버스터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무제한 토론, 이른바 필리버스터는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법안 상정 24시간 만에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고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우원식/국회의장]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대북전단 살포시 경찰관이 이를 직접 제지할 수 있게 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이 곧바로 상정되면서 국민의힘의 요구로 또 필리버스터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본회의장에는 간간이 찾아오는 방청객들뿐, 필리버스터를 듣는 국회의원들은 거의 없습니다.
어제는 토론을 신청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을 비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박지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국민의힘 의원님들이 한 명도 계시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셨으니까요. 몇 명이라도 자리를 지켜 주시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지에도 의제를 벗어난 발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찬성하는 법안에 반대토론을 하는 촌극은 기본,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지난 9일)]
"국민의힘은 가맹점 사업법에 관해서는 찬성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내란을 사죄하겠다며 대뜸 올린 큰절에다,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어제)]
"필리버스터 토론을 하기 전에 먼저 국민들께 큰절로 사죄의 마음을 표하겠습니다."
영화를 흉내 낸 조롱성 행동까지.
[곽규택/국민의힘 의원(그제)]
"'러브액츄얼리'라고 하는 영화에 나오는 그걸 좀 본떴고요. 좀 예쁘게 성탄절 분위기 내려고 빨간색에 무늬도 넣고 그랬어요. 심심해하실까 봐."
스스로를 희화화시키면서 소수당의 합법적 의사 지연 수단인 필리버스터의 애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등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계획이어서, 약 일주일 뒤 열릴 본회의에서도 시간 때우기식 토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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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욱
이재욱
주말로 넘어간 필리버스터‥의석은 '텅텅', 한밤중 '큰절' 사과도
주말로 넘어간 필리버스터‥의석은 '텅텅', 한밤중 '큰절' 사과도
입력
2025-12-13 20:08
|
수정 2025-12-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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