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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열심히 일한 기록 없어야"‥과로사 축소·은폐 지시?

쿠팡 김범석 "열심히 일한 기록 없어야"‥과로사 축소·은폐 지시?
입력 2025-12-18 20:15 | 수정 2025-12-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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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의 과로사 사건을 축소하려고 직접 지시했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숨진 노동자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데요.

    또 쿠팡이 이미 오래전부터 김범석 의장이 법적인 책임을 피하게 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사실상 해외 도피시키려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윤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고 장덕준 씨가 새벽 근무 도중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쿠팡 임원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기 하루 전, 김범석 의장은 메신저로 다른 쿠팡 임원에게 "이건 내일 아침 국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물 마시기, 잡담, 서성거리기, 화장실" 등을 열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CTV 영상에서 장 씨의 과로사 정황이 나타나자 이를 뒤집으려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시간제 노동자가 왜 열심히 일하겠나"고도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쿠팡 내부 자료에는 고인이 화장실을 가거나 물 마신 시간이 분초 단위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장은 두 달 뒤 법인 대표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이사회 의장직도 던졌습니다.

    '글로벌 사업 전념'이 명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2년 전, 쿠팡 배달기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논란이 됐던 무렵, 쿠팡 임원들은 메신저에서, "노동부가 김 의장을 직접 조사할 것"이라며 "해결책은 김 의장을 미국 법인 창업자이자 CEO로 두고, 한국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라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2년 뒤 사망과 화재 등 악재가 잇따르자, 그는 떠났고 월급 사장이 뒤를 이었습니다.

    쿠팡 임원들은 메신저로, 2019년과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점업체 갑질 의혹, 상품 순위 조작 의혹을 조사하자, 내부 자료를 지우는 작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신저 대화와 쿠팡 내부 자료들은, 해고된 한 외국인 전 임원이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내며, 법원에 제출한 자료들입니다.

    김 의장이 과로사 축소를 지시했는지, 미국인 임시 대표는 "모른다"고만 답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대표 - 황정아/국회 과방위원 (더불어민주당)]
    "<김범석 의장과 2020년 이 사건에 관련해서 어떤 논의를 했습니까?>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마 5년 전에 심각한 비위 행위로 해고됐던 임원이 주장을…"

    쿠팡은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해임된 임원이 불만을 갖고 퍼트린 왜곡된 주장"으로, "현재 2심까지 쿠팡이 승소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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