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쿠팡을 둘러싼 파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범석 의장은 여전히 한국 상황과 상관없다는 듯 미국 법인 뒤에 숨어만 있는 모양새인데요.
그런데 쿠팡은 이미 10년 전부터 김범석 의장의 책임을 줄이고, 수사기관이나 국회 등의 출석요구를 회피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내용 역시 한국이 아니라, 미국 국적의 쿠팡 전직 임원이 공개한 '에르메스'라는 기밀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는데요.
이지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쿠팡과 소송 중인 전직 미국인 임원은 또 다른 쿠팡 내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오른쪽 위 '톱 컨피덴셜', 즉 최고 기밀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에르메스'라는 제목 옆에는 괄호를 치고 '회사 구조 변경분할' 이라고 적었습니다.
에르메스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전령의 신' 이름인데, '로켓배송'을 내세운 쿠팡을 연상시킵니다.
파일명에는 "2015년 12월" 날짜도 적혀 있어, 10년 전 2015년 말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서는 "쿠팡맨, 배달 인력의 노조 결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규모유통업법 적용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이 예상되며, 회사 사업영역 확대로 CEO가 형사처벌받을 위험이 높아진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쿠팡의 대표는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입니다.
이어 "노조 결성 인원을 최소화"하고 "CEO가 책임지는 사업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노조가 쟁의를 벌이면 대체 인력을 투입 못 해 '로켓배송'이 중단될 수 있고,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CEO의 법적 책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사기관과 국회 등 국가기관의 CEO 출석 요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특히 노동 이슈가 문제 될 경우 환노위의 출석요구가 예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노조 결성이 예상되는 배송조직 회사 규모를 작게, 회사를 분할해야 한다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쿠팡은 실제로 장기간에 걸쳐 쿠팡 배송 분야를 쿠팡로지스틱스로 분할했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이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2015년, 배달 노동 환경 문제로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농구를 하다 다쳤다"며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한 번도 국회에 나간 적은 없었습니다.
쿠팡 측은 "해고당한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해명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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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지수
이지수
[단독] 10년 전부터 "김범석 지켜라"‥쿠팡 극비 '에르메스' 보고서 보니‥
[단독] 10년 전부터 "김범석 지켜라"‥쿠팡 극비 '에르메스' 보고서 보니‥
입력
2025-12-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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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2-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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