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고 오늘 춘추관이 청와대에서 먼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다시 청와대로 회복되는데요.
웃는 낯으로 거짓말을 일삼으며 국민에게 총을 겨눌 준비를 했던 윤석열식 양두구육의 공간도 이제 며칠 안 남았습니다.
홍신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관람객들이 구경하며 지나치던 공간에 다시 책상과 단상이 놓였습니다.
고려시대 역사를 기록하던 관아에서 이름을 딴 '춘추관'.
역사를 엄정하게 기록하고 자유언론정신을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3년 반 만에 기자들이 다시 자리를 잡았고, 브리핑이 진행될 단상의 로고는 '대통령실'에서 '청와대'로 바뀌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 2022년 3월)]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명분은 국민과의 소통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겠다던 약속은 반년을 못 갔습니다.
권력에 의문을 제기한 기자들은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됐고, 대통령 관련 의혹 보도들은 '명예훼손' 사건으로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지난 2022년 11월)]
"(MBC가)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용산 시대의 대통령은 국민이 듣고 싶은 설명 대신 '낯 뜨거운' 약속을 내밀었고,
[윤석열/전 대통령 (지난해 5월)]
"언론재단 연수가 지금 몇 분이나 가시나? 내년부터는 세 자리로 한 번 만들어봅시다."
네 번의 기자회견에서 불통만 남겼습니다.
[박석호/부산일보 기자 (지난해 11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던 인물은 대통령을 하면서도 권력을 더 강화하려 친위 쿠데타를 벌이는 모순을 낳았습니다.
소통의 상징이 되고자 했던 용산 대통령실은, 내란과 불통의 상징이 된 채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여러 건물을 나눠쓰는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대통령과 언론의 물리적 거리는 다시 멀어지게 됐습니다.
청와대 시대를 다시 시작하며, 대통령과 언론은 투명한 소통과 엄정한 기록이라는 시험대에 함께 놓이게 됐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고헌주 / 영상편집 :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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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신영
홍신영
다시 청와대 춘추관으로‥'불통의 용산 시대' 넘어 소통 이뤄질까
다시 청와대 춘추관으로‥'불통의 용산 시대' 넘어 소통 이뤄질까
입력
2025-12-22 20:17
|
수정 2025-12-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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