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원달러 환율이 1,481원으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환율을 틈타 일부 기업들이 부당이득을 챙기고, 세금을 탈루하다 국세청에 적발됐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동네에서 40년 넘게 운영 중인 빵집입니다.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주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버터, 우유, 달걀값까지, 작년보다 2~30% 올랐습니다.
환율 때문입니다.
[유성종/빵집 운영]
"환율이 1,300원 넘었을 때부터 지금 1,480원이니까 그 사이사이에 매번 재료상에서 '올라서 어쩔 수 없다'."
한 달 재료비만 1천만 원 넘게 더 들지만, 빵 값은 올리지 않고 버티는 중입니다.
[유성종/빵집 운영]
"가격은 솔직히 올릴 수가 없는 게 (손님이) 다 동네 분들이기 때문에."
고환율의 고통은 소비자들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김경희·김상현]
"시장이나 재래시장이나 마트를 가보면 너무 많이 올라서, 서민들이 살기에는 진짜 체감하는 게 너무 커요."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고환율을 틈타 오히려 부당 이득을 더 챙기고 있었습니다.
한 수입육 유통업체는 물가 안정을 위해 관세를 감면받는 혜택을 누리면서도, 소비자가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자녀가 운영하는 회사에 싸게 공급하고, 자녀들은 관세 혜택 전 가격으로 비싸게 팔면서 배를 불렸습니다.
[안덕수/국세청 조사국장]
"그 결과 특수관계 법인은 수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3배 이상 급증하였고, 주주인 사주의 자녀에게 고액의 배당도 지급하였습니다."
해외에 법인을 설립한 뒤 외화를 빼돌리거나, 국내에선 소득이 전혀 없는 것처럼 속여 세금을 탈루한 기업들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국세청이 고환율을 틈타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31개 업체를 조사했더니, 탈세 소득이 1조 원에 달했습니다.
국세청은 이 기업들을 철저히 세무조사하고, 재산 은닉 같은 범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김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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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남효정
서민들은 고환율에 시름하는데‥탈세로 배불리는 기업들
서민들은 고환율에 시름하는데‥탈세로 배불리는 기업들
입력
2025-12-23 20:35
|
수정 2025-12-2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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