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회에서 2박 3일간 진행된 무제한토론이 오늘 끝났습니다.
그런데 지난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밤낮으로 사회를 보느라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것 같다고 호소하며 국회부의장에게 사회를 맡으라고 했는데,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이를 거부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받으라며 최종 시한을 제시합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어제 오후)]
"주호영 부의장께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금일 오후 11시부터 내일 오전 6시까지 본 사회의 무제한토론 사회를 맡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주호영 부의장은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해 왔는데, 24시간 내내 맞교대하는 의장단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며 우원식 의장이 정회 가능성을 암시한 겁니다.
하지만 주호영 부의장은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끝내 본회의장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이 신청한 반대토론으로 애꿎은 국회의원들과 국회 직원, 속기사 등이 밤을 새야 했는데 같은 당 소속 부의장이 이를 외면한 겁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오늘 새벽)]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의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입니다."
지난 2016년 민주당이 신청한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부의장이 법안에 반대하면서도 의장석을 지켰습니다.
[정갑윤/당시 국회부의장 (2016년 2월 28일)]
"하루 8시간 근무합니다. 4시간 쉬고 2시간 하고 하면, 여기 위에 올라와 있어 보면요. 정말 힘듭니다. 정말 힘듭니다. 여러분 좀 이해하시고…"
같은 당 소속의 정의화 국회의장마저 3교대인데도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며 상임위원장에게 사회권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정의화/당시 국회의장 (2016년 2월 27일)]
"의장단은 지난 23일부터 한시도 쉬지 않고 본회의장을 지켜 왔으나 체력적 한계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3시간을 환경노동위원회의 김영주 위원장님께서 수고를 해 주시기로…"
이들과 달리 주호영 부의장이 반복적으로 사회를 거부하자, 여당에선 "헌법과 국회법을 정면으로 부정한 직무유기다", "국회부의장은 입법의 찬반을 가르는 정치투사가 아니다" 등의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언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회부의장 스스로 국회 운영의 중립성과 연속성을 훼손한 것이며, 그 자체로 국회 기능 마비를 시도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0대엔 2번, 21대에선 5번 뿐이던 필리버스터가 22대 국회에선 벌써 22번으로 급증하면서 의장단의 피로가 심각한 상황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정작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사회를 맡은 의장단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단상에 앉아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다음 달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박지민 / 영상편집 :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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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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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필버'로 밤새우는데‥주호영 "사회는 못 봐"
국힘 '필버'로 밤새우는데‥주호영 "사회는 못 봐"
입력
2025-12-24 20:07
|
수정 2025-12-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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