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하루였습니다.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경기 북부와 강원 등 일부 지역엔 한파경보까지 발효됐는데요.
꽁꽁 얼어붙을 일상을 이재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추워도 너무 추웠습니다.
패딩만으로는 어림없었습니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목도리에 털모자로 중무장했지만, 파고 드는 칼바람을 다 막을 수 없습니다.
유난히 힘든 출근길이었습니다.
[시민]
"이렇게 칼로 살갗을 이렇게 에는 듯한 그런 추위? 패딩 안에 털조끼, 니트, 털바지에 무릎까지 오는 양말까지 신었어요."
***
생선 가게 주인은 울상이 됐습니다.
싱싱한 냉장 상태여야 하는 '생물 생선'이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굴에는 살얼음이 생겼고, 다닥다닥 붙어버린 꼴뚜기는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이향숙/생선가게 사장]
"바닷물은 원래 잘 안 얼거든요. 근데 얼잖아."
어제저녁만 해도 분명 멀쩡했던 생태는 오늘 아침 진열했더니 졸지에 동태가 됐습니다.
[이향숙/생선가게 사장]
"전부 '생물'인데 다 얼었잖아요. 굴도 얼고 꼴뚜기도 얼고 생태가 동태 돼 버렸어요. 너무 추우니까."
과일 가게에 과일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과일이 얼까 봐 이불을 덮어놓은 겁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과일을 아예 치워버린 곳도 있습니다.
[박덕순/과일가게 사장]
"사과는 내놓으면 다 얼어. 영하 3도만 되면 못 내놔. 그러니까 쉬는 데가 많을 걸요 오늘. 어차피 못 내놓으니까…"
온종일 시장을 분주히 드나드는 오토바이 배달 노동자들.
헬멧 사이 빈틈이 야속하다고 합니다.
[서경렬/오토바이 배달 노동자]
"막 귀가 떨어져 나가. 이 사이로 바람 들어오는 게. <얼굴이 시려우신 거예요?> 요런 데 볼."
***
쪽방촌은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배수관에서 나온 물이 이렇게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를 틀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집 안에서도 옷을 껴입고 휴대용 난로를 틀어놓고 버팁니다.
[강복남/쪽방촌 주민]
"막힌 데가 없어서 외풍이 좀 세요. 엄청 세. 그래서 항상 이거 깔고 이렇게 덮고. 이렇게 발 덮고 이러고 앉아있어요."
***
수도권 곳곳에서 체감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올겨울 첫 동파 경계가 발령된 서울에서는 계량기 동파 민원 13건이 접수됐습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울릉도에는 쌓인 눈이 20cm를 넘기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됐습니다.
기상청은 내일 아침까지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MBC뉴스 이재인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강재훈 / 영상편집: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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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인
이재인
생태 내놨더니 순식간에 동태‥고달파 더 추운 시장·쪽방
생태 내놨더니 순식간에 동태‥고달파 더 추운 시장·쪽방
입력
2025-12-26 20:18
|
수정 2025-12-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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