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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4·7세 고시' 막았더니 "어디 출신?''‥'영유의 라인 관리'

[바로간다] '4·7세 고시' 막았더니 "어디 출신?''‥'영유의 라인 관리'
입력 2025-12-26 20:26 | 수정 2025-12-2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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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의제팀 제은효 기자입니다.

    정부가 조기 사교육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영어유치원 등의 이른바 '4세·7세 고시'를 금지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선 시험 대신 특정 학원 출신만 뽑는 등 선발 방식을 바꿔 여전히 조기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입학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 강남의 영어학원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만 5세부터 7세 아이들이 다니는 강남의 인기 유아 대상 영어학원.

    '영어유치원'으로도 불립니다.

    영재 판별검사와 6대1 그룹 테스트 등을 통과해야 할 만큼 입학 문턱이 높은 곳입니다.

    [유튜브 '대치동 돼지원장']
    "막 한 명도 안 뽑는 날도 있고… 제가 가르친 친구들만 해도 3세 때부터 준비한 친구들이 있었고."

    입학이 까다로울수록, 학부모들은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단 기대에 대기까지 걸어 입학시험을 봐 왔습니다.

    [전은옥/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
    "꼭 거기를 나와야지 우리 아이가 나중에 크게 될 것 같다 이런 불안감들을 사실 주거든요."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른바 '4세, 7세 고시'를 금지한다고 하자 이 학원은 입학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른바 '라인 관리'.

    이 학원을 오기 전, 더 어린 나이에 다니는 특정 영어유치원을 거친 아이만 입학을 허용하겠다고 한 겁니다.

    ['B 영어유치원' 관계자 (음성변조)]
    "(영어 유치원에서) 기저귀 안 뗀 친구들도 다니면서 기저귀 떼고… 출결부터 학습 태도나 그런 걸 전반적으로 보고 평가…"

    아래 단계 영어유치원의 원비는 월 2백만 원 수준.

    여기를 1년이나 2년을 다녀야 상위 유치원에서 받아준다는 건데 이미 원비로 많게는 5천만 원을 쓰게 되는 셈입니다.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지 묻기 위해 해당 학원을 찾아갔지만, 방문 상담은 받지도 않습니다.

    ['A 영어유치원' 관계자 (음성변조)]
    "지금 상담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거에 대해서 저희가 따로 말씀드리고 있지는 않아요."

    입학 시 요구되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초등 대상 영어학원에서 100점 이상의 토플 점수를 시험 면제 조건으로 내거는가 하면 지원서에 부모 직업까지 쓰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C 영어학원' 관계자 (음성변조)]
    "저도 여기 폼 만들 때 있던 직원은 아니어서 그 내용 까진 잘 모르겠는데…"

    평가원장이 사퇴할 정도로 어려웠던 불수능과 여전히 복잡한 입시제도가 어린 나이부터의 과도한 사교육을 부채질합니다.

    [초등 1년생 학부모 (음성변조)]
    "점점 과한 게 수준이 높아지니까… 우려가 많이 돼요."

    [초등 영어학원 원장 (음성변조)]
    "수능 만점자들의 공통적인 얘기가 뭐였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영어를 고등에 맞춰서 했어요. 고민을 일찌감치 해주셔야 돼요."

    학원 입학시험을 없애 사교육을 잡겠다는 정부 대책.

    하지만 현장에선 이미 또 다른 방식의 치열한 조기 입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바로간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강종수, 남현택 / 영상편집: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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