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쿠팡은 명절 때가 되면 더 높은 배송 단가를 약속하는, 이른바 '명절 프로모션'을 띄우며 연휴 기간 일할 택배 기사를 모집해 왔죠.
그런데 정작 명절에 일한 택배기사들은 인센티브를 하나도 받지 못했거나 턱없이 적게 받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정한솔 기자의 보도를 보시죠.
◀ 리포트 ▶
대구에서 쿠팡 택배기사로 일하는 이 모 씨는 지난 추석 연휴 7일 중 엿새를 일했습니다.
쿠팡 '명절 프로모션'에 응한 겁니다.
평소 배송 단가는 건당 5백 원 수준.
그런데 쿠팡이 명절 때 쉬는 기사 대신 일하면, 단가를 더 쳐주겠다고 했습니다.
추석 당일에는 6배였습니다.
매일 13시간씩 일했습니다.
그런데 정산 내역서를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엿새간 예상 수익은 약 2백만 원.
실제로 받은 돈은 반의 반 토막인 50만 원.
추가 수당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모 씨/쿠팡 배송 기사]
"평상시 기본 단가로 전부 정산이 되었습니다. 사기이지 않습니까 이거는…"
이런 일을 겪은 기사는 더 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배송 기사 (음성변조)]
"50만 원 정도 못 받았어요. 어이가 없었죠. 애들 학원비나 좀 더 벌까 싶어서 쉬지도 못하고 일을 했는데…"
쿠팡은 항의가 빗발치자 "대체 투입된 기사가 쉬는 기사와 같은 영업점 소속이면, 인센티브 단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영업점에 미리 알렸다고 했습니다.
쿠팡 기사들은 금시초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모 씨/쿠팡 배송 기사]
"그런 걸 사전에 공지를 했으면 굳이 신청해서 늦게까지 남의 구역 물량까지 수행할 필요가,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지난 추석 때만 그랬던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쿠팡은 명절 프로모션을 띄워놓고 정산 때가 되자 말이 바뀌었다는 게 쿠팡 기사들 주장입니다.
쿠팡이 대리점에 미리 알렸다면서 "평소 배송량 초과분만 인센티브를 준다"고 했다는 겁니다.
[강민욱/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
"소위 말해서 '데인다'고 하죠. (인센티브를) 받기 어렵게 한다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쿠팡 기사들 사이에서는 "돈 안 주려고 수작 부린다", "쿠팡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반발이 터져 나옵니다.
MBC는 기사들에게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했는지, 사후에 지급 조건을 바꾼 건 아닌지 등을 물었지만, 쿠팡은 "수차례 설명회를 통해 지급 기준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나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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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한솔
정한솔
명절 단가 6배라더니‥쿠팡맨들 농락했나
명절 단가 6배라더니‥쿠팡맨들 농락했나
입력
2025-12-31 20:00
|
수정 2025-12-3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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