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월 초 이튿날이면, 강릉에서는 조선시대부터 450년간 이어진 합동 세배식, 위촌리 도배례가 열립니다.
마을 최고 어르신께 세배를 드리고 주민들도 함께 맞절을 주고 받으며 안녕과 행복을 비는 세시풍속인데요.
박은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영하의 추위가 이어진 정월 초 이튿날 아침.
10시가 되자 가마가 출발하고 행렬이 뒤따르며 마을 최고 어른, 촌장님을 모시러 갑니다.
구순을 바라보는 촌장님이 가마에 오르자 흥겨운 풍악이 울리고 주민들의 환영 속에 본격적인 도배식이 이어집니다.
[심창식/위촌리 촌장 (89세)]
"가내가 무고하도록 빌겠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
설빔을 차려입은 아이들은 오늘을 위해 연습한 민요를 선보이고 깜짝 세뱃돈도 받아갑니다.
[강 산/성산초등학교 4학년]
"저희가 강릉 아리랑과 어랑 타령을 부를 거예요. <들으시는 분들이 어땠으면 좋겠어요?>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향약에서 비롯된 도배례는 설날 다음 날인 음력 1월 2일, 마을 웃어른께 합동 세배를 드리는 세시풍속으로 위촌리 도배례는 대동계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중기부터 45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선희/위촌리 이장]
"전통이 계속 이어지려고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잖아요. 명절도 못 쉬고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아마 끝까지 이어갈 거예요."
요즘은 보기 드문 행사여서 아이들과 함께 일부러 시간을 내 이곳을 찾은 가족들도 보였습니다.
[이유민 이도 이은실 이랑/인천광역시]
"아직 어려서 지금 막 장난만 치느라고 피해를 주는 느낌인데 내년에도 오고 내후년에도 올 예정이라서..."
급격한 도시화와 핵가족화 등으로 점점 잊혀지는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위촌리 도배례를 강원도 무형유산에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역 소멸의 시대, 지속 가능한 공동체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도배식이 단순한 합동 세배가 아닌 마을 공동체를 돌아보는 의미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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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박은지
박은지
마을 최고령 어르신에 합동 세배‥450년 전통
마을 최고령 어르신에 합동 세배‥450년 전통
입력
2025-01-3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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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1-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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