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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불에 유독가스 '가득'‥"그래도 출근해 달라"

큰불에 유독가스 '가득'‥"그래도 출근해 달라"
입력 2025-05-06 06:50 | 수정 2025-05-0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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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는 매년 8백 명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근로자에게는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할 '작업중지권'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송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공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헬기들이 연신 물을 쏟아붓습니다.

    지난 2023년 3월, 대전의 한 타이어 공장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노동자 11명이 유독가스를 마시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런데, 유독가스가 다 빠지지 않은 다음 날, 협력업체 직원들은 방독면을 쓴 채 출근했습니다.

    납품 기한을 맞춰달라는 원청 업체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박성규/협력업체 직원]
    "워낙 유독가스도 나고 되게 심하니까 눈도 되게 따가웠거든요. 아침 정도인가 또 이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산업안전보건법에선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이른바 '작업 중지권'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작업중지권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현규/협력업체 직원]
    "'너 말고도 일할 사람 많은데 왜 네가 뭔데 그 작업을 중지하니 마니 그런 말을 하지', 현장 분위기가 그렇거든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근로자의 83% 이상은 작업중지권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위험 상황에 작업을 중단했다가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최명선/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하고 재판까지 가는 경우도 왕왕 있었어요. 사실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이 작업 중지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그것에 대한 다툼이 있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일을 하게 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사업주가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고갑석/노무사]
    "작업 중지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는 사업주 처벌 조항을 신설해서 애초에 예방할 수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느냐‥"

    미국에선 사업주가 정당한 작업 중지권을 사용한 노동자를 징계할 경우 처벌하고, 캐나다에선 작업중지권을 발동한 경우 작업 재개를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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