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이 2년여 만에 새 드라마를 만들어 방영하고 있는데요.
간부들의 부정부패상과 농민들 불만까지 그대로 담겼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농촌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도 사실 적으로 그려졌는데 이런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 뭘까요?
김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부터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입니다.
"(농사일을) 모르면서도 한생 농사만 한 사람한테 이래라 저래라 훈시만 한다 말입니다"
중앙에서 내려온 당 간부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간부들의 부정부패상이 묘사되는 등 어쩌면 북한이 가장 감추고 싶어 할 법한 농촌 실상이 꽤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실제 북한은 2021년 말 새 시대 농촌혁명 강령을 채택한 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이행 속도는 더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1월에는 음주접대 등 지방 간부들의 비위가 발생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질타가 이어졌고, 인민반 열성자 대회 등을 개최하며 계속 분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간부들 기강을 잡고 농촌 발전을 이루자는 의도로 제작된 이 드라마에도 결국 최근 북한의 답답한 현실이 어느 정도 투영된 셈입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초급당 간부 일군대회 등을 연이어 개최하면서 당의 시책이 인민들 생활 속에 들어가는지를 확인하라는 걸 굉장히 강조하고 있거든요. (이 드라마는) 인민 생활 속에 들어가라는 얘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민들 속에서 배우라는 거예요."
중년 남성이 가족들 밥상을 차리고, 아들과 사귀는 여성에게 격에 맞지 않으니 헤어져라 요구하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대학입시를 위해 자녀를 농촌에 보내지 않겠다고 하는 등 달라진 북한의 세태도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우리 아들은 안 돼요. 난 절대 농촌 못 보내겠어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한 북한은 한국 드라마를 보기만 해도 엄벌에 처하는 등 외부 문화의 유입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2년에 만에 새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도식적이고 뻔한 전개의 과거 극들과는 달리 색다른 구성과 표현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려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미 외부 문화에 적잖이 노출된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평가도 나옵니다.
MBC뉴스 김필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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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필국

부정부패 간부 고발‥북한의 새 드라마
부정부패 간부 고발‥북한의 새 드라마
입력
2025-05-12 07:35
|
수정 2025-05-1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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