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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바꾸고 첫 문자 '고성국'‥주문대로 '담화'

입력 | 2025-05-16 06:31   수정 | 2025-05-1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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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 표결을 앞두고, 극우 유튜버 고성국 씨와 잇따라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 앵커 ▶

내란 정국을 거치며 극우 세력과 긴밀히 교감하던 행보의 단면이 엿보입니다.

윤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사흘 뒤였던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첫 표결을 앞두고 정국은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자신에 대한 계엄군의 체포 시도 사실을 알게 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급선회했습니다.

초조해진 윤 전 대통령은 긴급회동을 요청해 한남동 관저에서 한 대표를 만났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한 대표가 돌아간 뒤 윤 전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 대상자들 중엔 극우 성향 정치평론가이자 유튜버인 고성국 씨도 있었습니다.

오후 4시 37분부터 44분까지.

단 7분 사이 다섯 차례나 연속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고 씨는 이날 저녁 유튜브 방송에서 한동훈 대표를 집중 성토했습니다.

[고성국/유튜버(지난해 12월 6일)]
″(회동에서)체포 지시를 직접 하지 않았다고 한 거예요 대통령이. 근데(한동훈 대표가)워낙 팔팔팔팔 뛰어놔서 쪽팔리니까 입장 표명을 바로 바꾸지를 못하는 거예요.″

국회의 두 번째 탄핵 표결이 다가오던 나흘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은 고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날부터 고 씨는 연이틀 유튜브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계엄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성국/유튜버(지난해 12월 11일)]
″국회가 해제 결의를 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한 시간 후에 국회에 군을 진입하라고 지시했어요.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들어올 시간을 사실은 대통령이 벌어 준 거예요.″

하루 뒤 나온 윤 대통령의 네 번째 담화는 고 씨의 주문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지난해 12월 12일)]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과 체포, 구속 등 내란 이후 정국의 고비마다 유튜버들을 매개로 한, 이른바 ′아스팔트 극우′ 세력과 지속적으로 교감했습니다.

이번에 수사 기록으로 밝혀진 새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서도 첫 통화 상대인 여동생 다음으로 가장 먼저 문자를 보낸 외부인이 고성국 씨였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