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윤선

무차별 신상 공개‥"지우려면 코인 내라" 배짱

입력 | 2025-05-16 07:33   수정 | 2025-05-1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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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굴과 전화번호, 집 주소를 공개하고, 거기에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지우려면 돈을 내라고 협박하고 있는데, 피해자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입니다.

도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텔레그램 대화방에 20대 여성의 얼굴과 주민등록증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 보정이 심하고 성관계가 문란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름과 생년월일은 물론 연락처와 졸업한 학교, 등본 주소지까지 공개합니다.

′수용소′라는 이름을 걸고, 범죄 가해자 등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해 이른바 ′박제′하는 방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낙태를 했다거나 성소수자라는 등의 이유로도 얼굴과 신상이 공개됩니다.

한 중학생은 이 ′수용소′ 방에 얼굴과 전화번호가 공개되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수십차례 전화를 받았습니다.

성희롱 내용도 담겼습니다.

[발신자 정보 없음]
″텔레그램에 올라온 XX야. 나랑 놀자. XX중학교 XX야. 나랑 한 번 자자.″

텔레그램 방 운영자는 실제로 성희롱이나 욕설 전화를 하면 추첨해서 돈을 주겠다며 부추기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그냥 길을 걷다가 그 전화를 받고 주저앉을 정도로 너무너무 무섭고‥길을 가다가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묻지마 범죄를 당하는 것처럼‥″

이 ′수용소′ 방 접속자만 최대 1만 4천 명에 이르는데, 접속이 제한되면 방을 옮겨가며 최소 3년 전부터 운영돼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을 새로 만든 지난 2월부터 하루에 많게는 30건씩 신상이 공개됐는데, 전화번호까지 노출된 170명 중 약 40%는 미성년자였습니다.

잘못된 내용이 올라왔다며 글을 지워달라고 하면 돈을 요구합니다.

추적이 어려운 코인으로 150만 원을 결제하라는 겁니다.

[피해자(음성변조)]
″그냥 모르는 사람이 무단으로 올린건데 말도 안 되는 거 같아요. 돈 내고 (삭제)하기는 좀 힘들고 금액도 크다보니까″

운영자들은 한 달에 1~2억까지 벌 수 있다며 투자 사기나 보이스피싱 가담자를 찾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 정황도 확인됩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 등은 피해자 신고를 접수하고 텔레그램 ′수용소′ 방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