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올해는 광복 80주년인데요.
일제강점기, 일본 신파극이 유행하던 1920년에, 주체적으로 한국 근대극을 창시했던 김우진의 친필희곡이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고자 한 시대정신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숨쉬며) 억지로 나무란다고 어디 듣나요. 그저 돈 없는 놈은 자식도 낳지 말아야 옳지. 옆에서 가르치는 이 없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요."
"누가 가르치지 말라고 했나. 자네 말대로 돈을 벌어야지."
우리나라 근대 희곡의 선구자이자 '사의찬미'로도 친숙한 극작가 김우진의 친필 원고들입니다.
수차례 펜으로 쓰고 지운 흔적 속엔 천재라는 타이틀 뒤 숨겨진 깊은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고석규/국립목포대 명예교수]
"봉건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이행하는 어떤 접점에서 아주 그것을 온몸으로 겪었던…"
최근 국가유산청은 목포문학관에 있는 김우진 희곡 친필 원고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습니다.
[홍미희/목포문학관 문학지원팀장]
"작년에 연구 용역을 하고 올해 상반기에 현지 실사 과정들을 거쳐서…"
세기를 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작품은 일제강점기 쓰여진 대표작 4편으로 친필 희곡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건 처음입니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고자 한 시대정신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의를 인정받았습니다.
실제로 당시 유행한 일본 신파극들은 자본주의적 욕망을 강조하며 우리 국민들에게 식민지 현실과 타협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김우진은 이에 선을 긋고 목포에 사는 조선 하층 여성의 고단한 삶을 생생하게 파헤치거나 전통과 근대의 가치 혼란에 주목하며 근대극의 새 시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윤선/전남도문화재전문위원]
"나라도 잃고 가족도 잃고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하와이로, 또 만주로 막 이렇게 흩어져 갔던 이 사람들의 마음자리를 다독여주고…"
목포문학관은 한 달간의 등록 예고 기간이 끝난 뒤 최종 등록 여부가 결정되면 특별전을 통해 해당 원고들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투데이
서일영
서일영
'사의찬미' 김우진 희곡 국가유산 등록
'사의찬미' 김우진 희곡 국가유산 등록
입력
2025-07-07 07:34
|
수정 2025-07-07 08:0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