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단 탑승 직전 "다음에 보자"‥고도의 전략?

◀ 앵커 ▶

한미 재무·통상 수장들이 미국 워싱턴에서 하기로 했던 2대 2 관세 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됐습니다.

◀ 앵커 ▶

미국은 미안하다는 뜻을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지만, 이조차도 협상 전략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24) 오전 인천 국제공항.

구윤철 경제부총리 미국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기자들이 술렁입니다.

출국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미국과의 협상이 갑자기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강영규/기획재정부 대변인 (어제)]
"<언제요? 지금 여기 들어와 계실 때?> 얼마 안 됐어요. 연락 받은 지가‥"

경제부총리와 10여 명의 정부 협상팀은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메일로 협상 일정 변경을 알렸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긴급한 일정이 생겼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미국은 여러 차례 미안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작 약속을 취소한 중요한 일정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나흘간의 비공개 미국 방문을 마친 위성락 안보실장은 오후 귀국했습니다.

베이커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백악관 안보팀과 협의를 마쳤다며, 한미 간 협상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성락/국가안보실장 (어제)]
"앞으로 경제부처 관료들이 세부협상을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최대한의 압박 전술을 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이 거셉니다.

실제로 일본은 쌀 시장 추가 개방을 약속했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도 농산물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는 미국에 1천억 달러, 약 137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정부는 무려 4천억 달러, 550조 원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으로부터 조금 더 많은 것을 받아내려는 어떤 그런 협상의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산업부 장관과 통상본부장의 협의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취소된 2대 2 협의는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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