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손령 앵커
■ 대담자 :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 자문관, 전 대통령 비서실 의전비서관, 전 한양대·성공회대 겸임교수
손령> 투데이 모닝콜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푸대접 논란, 서명용 볼펜 등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는데 대통령실에서 의전을 담당했었던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 자문관에게 이번 정상회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탁현민> 안녕하세요.
손령> 이번 한미 정상회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탁현민> 글쎄 뭐 제가 정상회담에 실무적인 내용까지 평가하긴 그렇고, 제가 맡았던 부분들이 있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제가 일을 했던 때와 또 지금 대통령실이 일하는 것들을 비교해볼 수 있었고 내용적으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꼼꼼하게 준비를 많이 했구나, 그리고 상당히 좋은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지 않나, 제가 어디서 본 여론조사에도 51% 이상의 국민들이 잘 된 회담이라고 평가하는 걸 봤거든요. 저도 그 51% 중에 한 명인 것 같습니다.
손령>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대접 논란이 나왔었잖아요. 의장대 서열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웅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내용들이었는데 사실 국빈 방문이냐, 실무 방문이냐 이런 차이였던 걸로 확인됐는데, 사실 이전부터 그런 푸대접 논란이 나올 거라고 예견했었잖아요. 어떻게 예견했나요?
탁현민> 글쎄 그건 뭐 뭐랄까요. 어쨌든 우리나라의 대통령이긴 한데 문제는 대통령에 대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고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분명히 엄존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전 정부와 새 정부를 비교할 수밖에 없을 거고, 그 비교하는 과정에 실체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이 흠을 잡으려는 분들이 항상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그런 부분들을 논란으로 만들 것이다 라는 말씀을 드렸던 거고 말씀하셨듯이 사실 이전에 윤석열 정부의 미국 방문은 국빈 방문이었고 이번 이재명 정부의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공식 실무 방문이었잖아요. 행사의 격부터 다른 거기 때문에 당연히 프로토콜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미리 좀 해놔야겠다. 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 말씀을 드렸던 거죠.
손령> 제가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 중 하나가 이재명 대통령이 서명을 하려고 할 때 트럼프 대통령 의자를 빼줬단 말이에요. 그 장면에서 앉는 게 맞았는지 서는 게 맞았는지?
탁현민> 저는 앉을 수도 있고 설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런데 오히려 제가 주목했던 부분은 거기가 루즈밸트룸 이거든요 보통 통상 정상들이 방문하면 대기실 겸 방명록 서명을 위해 내주는 방이에요. 그런데 제가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바이든 대통령 시기에 방문했을 때는 서명을 할 때 바이든 대통령이 그 자리에 안 오셨어요. 애초에 오지 않으셨던 거죠. 그런데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 서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상당히 배려받은 것으로 비춰졌고.
손령> 오히려 더 배려를 받은 것이다?
탁현민> 그렇죠. 보통 오지 않는데 그렇게 같이 서서 이야기도 주고받고, 또 화제가 됐던 펜들도 주고받고 했던 모습들이 매우 정상 간의 친밀도나 친밀감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손령>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펜을 선물했던 게 굉장히 이슈가 됐잖아요. 그런데 그 펜이 이번 정부에서 만든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 이미 만들었다고 얼마 전에 공개하셨는데 어떻게 제작하신 건가요?
탁현민> 이번 정부에서 만든 것도 맞는 말이죠. 제가 이야기했던 건 대통령의 서명 전용 펜이라는 게 나름의 서사를 갖게 됐다는 점인데. 사실은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9.19 군사합의 등을 서명할 때 김정은 위원장은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네임펜을 썼어요. 그러면 그것 때문에 화면을 통해서 지켜보는 분들이 언짢아하는 분들이 좀 있었어요. 격이 좀 많다고. 그래서 그 당시 청와대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그러면 대통령이 선호하는 네임펜을 네임펜의 심지를 나무와 금속 재질로 된 형태의 펜으로 만들어서…
손령> 지금 화면에 나오는?
탁현민> 맞습니다. 저런 형태로 만들어서 사용하자 해서 그때부터 만들어서 사용한 건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시에 사용됐던 펜이 같은 회사의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쨌든 저때 저 일을 했던 사람 중의 하나로서 사실 이전 정부의 공과를 다음 정부는 항상 받아 안는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러기가 사실 쉽지 않거든요. 당장 윤석열 정부만 하더라도 언제나 문재인 정부의 과에 대한 지적으로 모든 일들을 시작했었으니까.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지난 정부의 사소한 유산이라도 그걸 좀 더 발전시키고, 또 더 아름답게 만들어서 외교 실무나 국정에 활용하는 것을 보고 이제 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거죠. 그래서 매우 흐뭇하고 기쁘고 그랬던 기분을 피력한 겁니다.
손령> 펜 말고 알려지진 않았지만 혹시 이전 정부에서 준비했던 정상 외교간, 그런 것들 있을까요?
탁현민> 저는 많이 보도 안 돼서 아쉽긴 한데 이번 방미하셨을 때 미국 국립묘지를 가셨더라고요. 국립묘지를 방문하면, 그것도 참 재미있는 건데 미국은 국립묘지를 방문하는 정상에게 선물을 하나씩 부탁해요. 부탁을 해서 거기 방문하는 각국의 정상들은 각자 선물을 준비해서 국립묘지를 방문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받은 선물들을 전시도 하고, 상당히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선물을 준비해서 갔고 그 일을 제가 맡았었는데 저희 때는 국군유해발굴단이 발굴했던 미군의 유품들로 오벨리스크를 만들어서 선물했는데 그 이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워싱턴에 가거나 국립묘지 갈 일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가셨다고 해서 유심히 화면을 봤는데 이번에 준비했던 평화의 사도 메달이라는 걸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했던 그 옆에 바로 놓으시더라고요. 이전 대통령이 했던 선물과 새 대통령이 했던 선물이 한 자리에 놓이는 걸 보고 아까 말씀드렸던 전 정부의 과와 실이 다 있지만 그걸 안고 새로운 정부가 새 길을 개척해가는 상징적인 모습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손령> 윤석열 대통령이 선물한 건 없었나요?
탁현민> 그건 제가 관심이 없어서.
손령> 알겠습니다. 저도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 김건희 씨가 연락을 했었다고 말씀했었잖아요. 그때부터 김건희 씨가 만나자고 했던 게 국정에 관여했다는 뜻이기도 한데 예견을 하셨습니까?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탁현민> 예견은 다 했죠. 그런 일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예측하고 예견하고 그러지 않았을까요? 저도 그 분이 이렇게까지 조목조목, 구석구석 실제로 국정에 관여했는지는 몰랐지만 많은 부분 영부인의 지위를 넘어선 일들을 했을 거라고 다들 예상하고 예견하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손령> 김건희 씨가 만나자고 했던 메신저에 대해서 그때는 밝힐 수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말씀하실 수 있나요?
탁현민> 적당한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이 문제가 일단락된 게 아닌 거 같아요. 김건희 씨도 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손령> 언젠가는 말할 수 있는?
탁현민> 그때까지 화제가 된다면 말씀드릴 수 있겠죠.
손령> 김건희 씨가 해외 순방을 다니면서 보석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던 거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요? 해외 순방 가면 여사나 여성 참석자들이 명품 비싼 목걸이나, 보석들을 하고 나오나요?
탁현민> 저는 의전 비서관으로 그래도 대통령과 영부인의 지근 거리에 있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것이 화제에 올라가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손령> 근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명분으로 말 한 걸까요?
탁현민> 저는 그 정신세계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 가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본인의 관심사를 국정에 빗대서 마치 필요에 의한 것인 것처럼 설명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왜냐면 제가 봤던 대통령과 영부인의 일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선 더 보탤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손령> 실제로 해외 순방 다니면서 보셨을 땐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탁현민> 어느 정상이 정상끼리 만나고, 영부인끼리 만나고, 혹은 동반해서 만났을 때 명품 이야기를 하고, 명품 목걸이를 이야기하고 그런 모습이 연출되는 것 자체를 저는 5년 동안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손령> 그리고 관저나 집무실에서 근처에 스크린 골프장을 만든다거나 아니면 심지어 집무실에 침대나 사우나 시설까지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잖아요. 의전 측면에서 그런 게 필요한지 아니면 의례적으로 다 있는 건데 문제를 삼는다든지 이렇게 말할 수 있나요?
탁현민> 일단 의례적으로 없었던 거기 때문에 새로 만든 거고 그걸 만들 생각했다는 게 더 놀랍더라고요. 왜냐면 이건 어쨌든 공개가 되고 아무리 숨긴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어떤 자신감과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고 더군다나 집무실의 사우나 이야기도 나오고 말씀하셨듯이 관저의 골프연습장 얘기도 나오잖아요. 국정과 그게 전혀 상관없다는 건 어떤 국민들도 다 알 테고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인데 그걸 그렇게 대놓고 할 수 있었다는 용기가 참 놀랍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손령>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탁현민 전 의전 비서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탁현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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