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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경제] "내년 성장 0.6%p 하락"‥관세협상 미완성?

[뉴스 속 경제] "내년 성장 0.6%p 하락"‥관세협상 미완성?
입력 2025-09-01 07:43 | 수정 2025-09-0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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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숨 가빴던 관세 협상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까지.

    앞으로 우리 수출 환경을 좌우할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협상에서 남은 과제, 또 지금까지의 협상이 미칠 영향을 이성일 경제전문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물론 세부적인 협상 과정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관세가 없었던 한미 FTA가 적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어쨌든 우리에게 영향이 좋지 않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은데 통계로 나타난 게 있습니까.

    ◀ 기자 ▶

    한국은행에서는 올해 성장률 0.45%p, 내년에는 0.6%p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얼마 안 되는 듯하지만, 한 해 1% 전후 성장을 예상하는 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폭입니다.

    제일 큰 영향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오른 우리 제품이 덜 팔리는 데서 옵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관세 부과 후에도 우리 친환경 차량의 가격 경쟁력은 유지됩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관세 인상 폭이 작은 일본 차량이 세단에서,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미국 차량은 SUV에서 우리 차량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가격경쟁력 하락합니다.

    관세의 영향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만들었지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지 못한 제품을 어디에선가는 팔아야 하기 때문에,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중국산 철강·전기차가 이미 그렇듯, 시장 침투를 위해 싼값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 국가·제품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대응한다면서 여러 나라가 동시다발 무역 장벽을 만드는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하는 우리 입장에서 이것, 저것 모두 곤혹스런 상황입니다.

    ◀ 앵커 ▶

    문제는 관세라는 게 한 번만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세를 계속 내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또 이런저런 분야에까지 영향을 나비효과처럼 미칠 수 있는데 물론 다 예상하기는 어렵겠지만 당장 우려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기자 ▶

    올해보다 내년, 더 장기적인 영향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관세 협상이 지리하게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을 유보했던 기업들 버티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면 부정적 영향은 늦어도 내년부터 하나둘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안정을 찾은 미국 물가는 관세 인상 영향으로 다시 불안해지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금융 시장 긴장·불안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장기적 걱정은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가져올 일자리 문제입니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일본과 EU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비율이 아직 낮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관세 부담을 줄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을 늘릴 여지가 많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마스가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조선업 한미 협력도 이런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에게 절호의 성장 기회이지만 투자를 미국에 집중하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 인력 수요는 그만큼 늘지 못해서 기업 성장이 국내 일자리로 이어지는 고리가 상당히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 앵커 ▶

    대체적으로는 무역 협상을 잘 방어 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평가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원래대로 관세를 계속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왜 그런 건가요?

    ◀ 기자 ▶

    합의 사항을 문서로 만들지 못한 사실에 반영이 돼 있습니다.

    관세 협상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쪽에서 우리의 3,500억 달러 대미국 투자를 어디에 하는지, 상세하게 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합의문 작성을 미루게 됐다는 것이 우리 대통령실 설명입니다.

    그러다 보니, 15%로 합의했던 자동차 관세, 여전히 미국 세관에서는 25%로 유지해 부과하고 있습니다.

    합의 사항이 실행되지 않는 상황, 농업·디지털 분야 등 이른바 비관세 장벽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려는 속내 탓이 아닌지 의심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 앵커 ▶

    우리만 당하고 있는 건가 싶더니, 다른 나라들도 좀 상황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일본이나 EU도 비슷한 것 같네요?

    ◀ 기자 ▶

    EU 집행위원회는 지난주 후반, 미국산 공산품 관세를 없애는 법안, 미국산 랍스터 관세 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공동성명 1항에 명시된 내용으로, 8월 이내에 법안 발표하면 미국은 8월 1일부터 소급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내리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느닷없이 강한 어조로 디지털 분야 세금, 시장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표했습니다.

    "상대 국가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말이 EU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습니다.

    디지털 분야 협상을 잘했다면서, 나머지 협상 조건 이행에 집중하던 EU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나마 합의문을 문서로 만든 EU마저 이런 처지이다 보니, 나머지 협상국에겐 미국의 끝없는 요구사항까지 새로운 무역 질서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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