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밝혔다는데‥대법원 '공식 입장' 어디에?

◀ 앵커 ▶

내란전담 재판부 설치 등 여권의 사법부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이례적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는데요.

우 의장은 사법부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당부했습니다.

김현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아온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우원식 국회의장은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사법부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습니다. 사법부의 헌정 수호 의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우 의장은 사법부가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돌아보라면서 '결자해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왜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해서 걱정하고 불신하는지부터 돌아보고, 여기에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내란재판 지연, 이재명 대통령의 파기환송 사건 등 최근 사법부가 초래했던 논란에 대해 뼈있는 일침을 날린 겁니다.

이에 대해 천 처장은 과거 자신의 발언을 소환하면서 비상계엄이 위헌이라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천대엽/법원행정처장]
"12·3 비상계엄이 발생했을 때 바로 불과 며칠 뒤에 또 여러 차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것이 이제 위헌적인 조치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가 있습니다."

실제 천 처장은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에 나와 12·3 비상계엄은 '위헌적'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천대엽/법원행정처장 (지난해 12월 11일)]
"지금의 사태가 위헌적인 군통수권 행사…"

하지만, 이 발언은 어디까지나 국회에 출석한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일 뿐이었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국회를 지키고 있을 때, 대법원 간부들은 비상회의를 열었지만,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공식 입장은 없었습니다.

[천대엽/법원행정처장]
"<계엄 당일에 사법부가 가만히 있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서로 대화했던 부분은 의장실에서 정리해서 풀(공유)하기로 합의가 됐습니다. <저는 계엄 당일 밤을 말씀드리는 건데요. 그때 대법 회의 소집하시고 나서도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잖아요.>‥‥‥. <'헌법수호 천명 안 하셨다'고 이런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만남에서 천대엽 처장은 사법개혁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주로 전달했으며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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