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방의회 외유성 해외 출장이 반복되고 실태,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내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너도나도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어, 요즘은 인천국제공항에 가면 의원들을 만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중앙아시아로 출장 가는 경기도의원들을 저희 취재진이 만났는데요.
7박 9일 동안 연일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공태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으로 7박 9일 해외 출장을 떠나기 위해 속속 모여듭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 국민의힘 6명입니다.
MBC가 입수한 출장 계획서에는 국내에서 노후화돼 쓰지 않는 소방차 지원이 주목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임상오/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위원장]
"폐기되는 소방차를 전달해주는 전달식 때문에…"
그런데 세부 일정을 살펴보니, 유명 여행지 방문이 거의 매일 포함돼 있습니다.
도착 바로 다음 날, '차른 캐니언'에 갑니다.
[여행사 홍보 영상]
"'중앙아시아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리며 트래킹 코스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주말에는 '이식쿨 호수' 같은 관광 일정만 있습니다.
[임상오/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위원장]
"주말에는 어차피 기관 연수도 안 되고 그러면 쉴 수 있는 시간에 그거라도 눈으로 좀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 좋은 거 아니겠어요?"
방문 예정 관광지는 침블락 국립공원, 오시 바자르 전통시장,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 알라투 광장 등 모두 6곳입니다.
소방 행정과 관계없는데 왜 가는지 묻자 엉뚱한 답을 합니다.
[임상오/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위원장]
"<호수는요?> 호수도 우리 우리나라 요만한데 그 나라가 크니까 크게 만들 수 있는 호수가 어디 있는지도 연구해 볼 필요도 있지 않아요. <그래서 거기 캐니언 같은 절벽 그런 것도?> 아 우리도 캐니언 없으면 캐니언 개발을 좀 해봐야지."
게다가 이번에 소방차가 전달되는 나라는 키르기스스탄뿐입니다.
[임상오/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위원장]
"<카자흐스탄은 지원 안 했다는데요?> 요번에 이쪽 주고, 그쪽하고도 또 무슨 얘기를 하다 보면 뭐가 또 나오겠지."
'외유성 출장' 아니냐고 묻자, 나라가 크니까 6~7시간 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며 아니라고 했습니다.
[임상오/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위원장]
"언론에서도 조금 색다르게 봐줘야 하는데. 자꾸만 가서 봐야 주민들 대표로서 뭔가 일을 하는 거거든요."
출장 계획서와 다른 말을 하는 의원도 있습니다.
[유경현/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 부위원장]
"제가 알기로는 관광지 견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출장 심사 회의록을 보면 한 위원이 "놀러 가는 것이라는 오해 소지가 있다"고 하자 출장 대표 의원은 "상당히 세밀하고 아주 강행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출장에는 모두 3천5백여만 원의 세금이 들어갑니다.
MBC뉴스 공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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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공태현
공태현
매일 '관광지'‥'7박9일 카자흐' 간 경기도의원들
매일 '관광지'‥'7박9일 카자흐' 간 경기도의원들
입력
2025-09-25 07:19
|
수정 2025-09-2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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