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시하누크빌의 호텔에 감금됐다 11층에서 뛰어내려 겨우 탈출한 20대 대학생도 만났습니다.
왜 캄보디아에 갔고, 거기선 어떤 일을 했는지, 이번에는 박솔잎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20대 대학생 이 모씨는 지난 7월 텔레그램 구인 광고에 혹했습니다.
누군가의 은행 OTP와 신분증, 휴대폰을 캄보디아로 전달하는 일이었습니다.
보수는 일주일에 1천만 원.
항공권도 준다고 했습니다.
[이 모 씨 (음성변조)]
"돈 많이 벌 수 있으니까 가지고 갔다 오지 않겠냐, 안전하다…"
이 씨가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 남부 시하누크빌에 있는 호텔.
그런데 평범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일반인 접근이 제한된 11층부터 고층부 전체가 보이스피싱 조직 본부였다고 합니다.
전화는 한국인이 걸고, 자금 세탁은 중국인이 했다고 합니다.
[이 모 씨 (음성변조)]
"그냥 거기도 호텔 객실처럼 돼 있어요. 1팀, 2팀, 3팀 이런 식으로 있는데, 팀장들이 또 있어요."
이튿날부터 이 씨가 가져간 대포통장에는 피해자들 돈이 들어왔습니다.
[이 모 씨 (음성변조)]
"한 번 시작을 하면은 5분, 10분 단위로 막 몇천만 원씩 그냥 계속 입금이 돼요."
서울 종로 내자동의 한 식당에서 6백만 원을 보냈다고 통장에 나와서 직접 물어보니, 청와대 경호처 사칭 사기에 속았다고 했습니다.
[피해 식당 직원 (음성변조)]
"청와대에서 이제 회식을 하는데 자기네가 원하는 와인이 있다, 그 업체에다 입금을 시켜주면 자기네가 와서 그 와인값을 결제를 해주겠다…"
범죄가 계속되던 중 통장에 입금된 피해자 돈을 한국에서 누군가 빼가자, 이들 조직은 이 씨에게 '몸으로 때우라'며 보이스피싱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공공기관 사칭 요령이 적힌 대본도 건넸습니다.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 씨는 11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지만 운 좋게 목숨을 건지고 나서야 풀려났다고 합니다.
이 씨는 벌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고 했습니다.
[이 모 씨 (음성변조)]
"멋모르고 돈 벌러 갔다가 제 꼴 날 수도 있고 저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례인데 그냥 이런 꼴 안 겪었으면 좋겠어서…"
이 씨가 겪은 일은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 모 씨 사례와 비슷합니다.
박 씨 시신은 두 달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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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1천만 원'의 덫‥지옥 같았던 '피싱 본부'
'1주일 1천만 원'의 덫‥지옥 같았던 '피싱 본부'
입력
2025-10-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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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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