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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목도한 캄보디아‥"현실판 오징어게임"

현장서 목도한 캄보디아‥"현실판 오징어게임"
입력 2025-10-17 07:27 | 수정 2025-10-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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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캄보디아판 오징어게임'이다."

    캄보디아 현지를 취재하고 있는 MBC 기자가 이번 사태 두고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큰 상금을 보고 몰려든 이들이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는 '현실판 오징어게임'이 범죄단지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캄보디아에서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북쪽,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입니다.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 CCTV도 보입니다.

    [현지 가이드]
    "얘기해 주세요. CCTV 있다고. <아, CCTV요.>"

    중국계 범죄조직은 이미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인근 식당 상인(음성변조)]
    "코로나 딱 지나고 갑자기 문신하신 분들이 좀 많아졌거든요. 저번에 소탕 작전을 한 번 해서…"

    더 은밀한 곳으로 숨는 건 범죄의 속성입니다.

    "우리 국민 1천 명 정도가 아직까지 범죄단지 안에 갇혀있다고 국정원은 파악했습니다. 제가 나흘 동안 확인한 현장은 한국에서 듣던 것보다 더 복잡하고, 더 참혹했습니다."

    쇠창살, 철조망, 깨진 유리 조각, 경비원.

    남쪽 해양도시 시하누크빌의 풍경은 살벌하고 거칠었습니다.

    [오창수 선교사/시하누크빌 교민회장
    "여기는 순한 맛. <순한 맛, 아직까지 순한 맛이에요?> 네."

    안에서 구타와 고문이 이어졌다는 증언도 쏟아졌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서에서 만난 감금 피해자는 단기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한 자신이 순진했다고 후회했습니다.

    [감금 피해자(음성변조)]
    "처음에 고수익 일자리 보게 됐어요. 월 1천만 원 이상 정도 벌 수 있다고 하니까…"

    하지만 범죄인 줄 뻔히 알면서 캄보디아로 오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캄보디아 한인회는 이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고 못 박았습니다.

    대포통장을 전달하면 1천만 원 준다는데, 불법인 줄 몰랐을 리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성실히 일하는 청년들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에 돈을 뜯긴 피해자가 속출하고 목숨까지 끊습니다.

    감금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겁니다.

    경고음은 1년 전부터 울렸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안일했습니다.

    이제서야 합동대응팀을 만든다, 캄보디아 측과 협의한다 부산을 떱니다.

    늑장 대처라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부족한데, 자꾸만 격차가 벌어지는 청년들의 딱한 현실을 국제 범죄시장의 검은 욕구가 파고들고 있습니다.

    캄보디아판 오징어게임, 이러다 다 죽습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들어갔다 해도, 국가가 생명은 지켜줘야 합니다.

    죗값을 치르는 건 한국으로 돌아간 다음 일입니다.

    캄보디아에서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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