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은 지금 곰 때문에 골치입니다.
동면 전 먹이를 구하려고 민가 주변까지 내려와 사람을 해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너무 많은 곰들이 내려오는 통에 지자체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자위대까지 긴급 투입됐습니다.
도쿄 신지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자동문이 열리자 검은 짐승이 뛰어 들어옵니다.
곰입니다.
당황한 듯 여기저기 부딪히더니 다시 혼비백산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도심 하천에서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헤엄치고, 도로를 질주하는 짐승 역시 모두 곰입니다.
[주민]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곰이) 나왔으니까요."
원래도 곰으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른 일본이지만, 올해는 양상이 사뭇 다릅니다.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도 옛말, 흉년으로 도토리 등 곰의 먹이가 되는 나무 열매가 심각하게 부족해지자 마을까지 거침없이 드나들게 된 겁니다.
지난 6개월간 곰에 의한 인명피해만 200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12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추세라면 역대 최악의 인명피해를 기록하는 해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엽사]
"(동료로부터 무전이 와서) 바로 달려갔더니 이미 피투성이가 돼 있었습니다."
곰이 출몰하는 지역에선 공원이 폐쇄되고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생활 속 불편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 가게는 곰 출입을 막기 위해 자동문마저 걸어 잠갔습니다.
[손님]
"요즘 곰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손발을 잘 움직이는 것 같아요. 불편하더라도 역시 마음 편히 지내는 게 우선이니까‥"
곰 퇴치를 위한 방울과 스프레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빈 페트병을 구기는 소리가 효과적이란 속설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재난에 가까운 '곰 사태'에 일본 정부는 아키타현에 이례적으로 자위대를 투입했습니다.
[마츠나가 야스노리/육상자위대 제9사단장]
"아키타는 지금 곰에 의한 피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작전에 임하려 합니다."
곰은 통상적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중순이면 겨울잠에 듭니다.
하지만 동면 전 활동이 활발해지는 데다, 온난화로 동면 시점마저 늦춰지면서 피해가 더욱 커질 거란 경고도 나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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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신지영
신지영
사방에서 '곰' 출몰‥골머리 일본 자위대 투입
사방에서 '곰' 출몰‥골머리 일본 자위대 투입
입력
2025-11-0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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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1-0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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