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기자이미지 이성일

[뉴스 속 경제] 인공지능 산업 거품인가? 26만 개 칩은 어디로?

[뉴스 속 경제] 인공지능 산업 거품인가? 26만 개 칩은 어디로?
입력 2025-11-10 07:40 | 수정 2025-11-10 09:12
재생목록
    ◀ 앵커 ▶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발전할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바꿔놓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지나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산업은 어떻게 될지 이성일 경제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 ▶

    네, 우리나라에서도 기대가 큰 상황인 것 같습니다.

    APEC 때도 반도체 칩을 대거 받기로 해서 주식시장까지 크게 들썩이기도 했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알다시피, 우리가 확보한 인공 지능 반도체 칩의 개수가 26만 개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가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뒤 선물처럼 내놓은 약속입니다.

    어차피 14조 원이라는 큰돈을 주고 사는 거래라 특별할 것 없는 계약처럼 보이지만, 떠들썩한 화제가 된 이유가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칩은 지금 돈이 있어도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귀한 물건이기 때문이죠.

    26만 개 칩의 주인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 4개 주요 기업, 각자 5~6만 개씩 확보했습니다.

    이 반도체 칩을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용도는 아직 정하지 못한 것 같은데, 큰 방향은 인공 지능을 활용한 공장, 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챗GPT의 등장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생성형 인공지능의 수준을 올리는 경쟁에 뛰어들게 해, 인공지능 산업의 서막을 열었다면, 누구나 예상하는 다음 단계는, 2차 산업, 즉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자율주행차량처럼 사람처럼 움직이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가려는 방향도 이 방향입니다.

    ◀ 앵커 ▶

    세계적으로 구하기 어렵다는 그 반도체 칩을 굳이 우리나라에 주는 이유는 뭡니까?

    ◀ 기자 ▶

    어느 곳에 내놓아도 팔릴 칩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젠슨 황이 우리나라를 떠난 뒤 엔비디아는 독일 뮌헨에 세계 첫 인공지능 산업 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젠슨 황은 평소 "모든 제조 기업이 생산공장,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공장 2개를 갖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독일과 한국, 제조업 생산 기술이 앞선 나라라는 점, 인공지능 기술을 제조업에 적용하는 데 가장 적합한 나라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개인적 경험까지 꺼내자면, 젠슨 황이 사업 초기에 우리나라 PC방 수요 확대가 있었는데 이게 게임에 필요한 그래픽 카드 판매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기억을 떠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생성형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엔비디아 입장에서, 앞으로 자신들의 칩이 제조업 전환에 쓸모가 있음을 보여주고 미래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앵커 ▶

    어떤 의도이건,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 건 분명한 것 같은데, 26만 개 우리한테 충분한 숫자입니까?

    ◀ 기자 ▶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물량이 많지 않고, 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런 생각도 할 수가 있겠죠.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에 만든 칩 개수를 70만 개에서 100만 개 사이로 추산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칩 대부분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차지였고, 중국 기업들이 꽤 큰 물량을 가져갔습니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한 회사마다 수십만 개씩 확보했고, 앞으로는 칩 70만 개에서 100만 개씩을 쓰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립 계획까지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격차를 보거나, 우리가 확보한 26만 개, 단기간에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까지 보면, 우리가 확보한 숫자를 그렇게 인상적인 수준으로 볼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독일 데이터 센터 규모가 칩 1만 개 수준이고, 지금 막을 열고 있는 2차 산업에 인공지능 적용, 전환을 실험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그 의미를 굳이 축소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충분한 물량은 아니지만 기대를 가질 만한 수준은 된다.

    이렇게 평가를 하시는 것 같네요.

    많은 역량을 투입할 만큼 인공지능이 유망한 산업이냐 혹은 거품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3주 전 이 시간에 인공지능 산업 거품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맥킨지 같은 분석 기관들은, 데이터 센터 투자가 늘면서 2030년까지 인공 지능 데이터 센터의 용량이 지금보다 3.5배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투자액이 지금보다 3~4배 늘어난 한 해 1,2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에 기반한 숫자입니다.

    거대한 투자 계획에는 수요가 따라올까, 투자 기업들이 적당한 이익을 내겠느냐는 질문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수익성이 낮았던 산업이 큰 기대를 받았다 사그라들었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 핵심적 질문입니다.

    산업의 낙관론, 주가가 오르는 속도와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 또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 속도가 얼마나 균형을 맞출지가 앞으로 지켜봐야 될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앵커 ▶

    역사에서 미래의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 닷컴 버블까지 비교가 되고 있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 앵커 ▶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