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출된 인사팀 내부문건을 보면, 사측이 인사이동을 앞두고 노조를 찾아가 고충을 호소한 직원을 겨냥해 앞으로 승진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공유한 내용이 나옵니다.
노동조합원 1천 5백여 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톡방을 사찰한 정황이 담긴 자료도 나왔습니다.
차우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재작년 7월 24일 작성된 '승격 제외 처리 관련'이라는 제목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자료.
인사팀의 인력 운영 담당 직원이 누군가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팀장님께서 아래 적힌 인력을 향후 승격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관리하라고 말씀 주셨다"는 내용을 공유합니다.
"인사 이동을 개인 사유로 거절하고 노조 위원장에게 일방적인 발령이라는 주장을 전달했던 인력"이라며, 해당 직원의 이름과 사번을 굵게 써놓았습니다.
당시 새 공장으로 발령 난 해당 직원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동이 어렵자 노동조합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노조가 설득에 나섰고 발령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설득된 게 아니었던 겁니다.
돌아선 사측이 '승진 제외'라는 보복 방침을 비밀리에 공유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이 직원은 지금까지 승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재성/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위원장]
"조합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었던 시점인데 회사가 굉장히 불편한 감정을 가졌었던 것 같고, 뭔가 은밀하게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닌가…"
'승격 후 반응'이라는 제목의 인사팀 폴더에서는 이미지 파일 4장이 나왔습니다.
작년 3월 승진 결과가 발표된 뒤, 조합원 1천여 명이 있는 노조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오간 대화를 캡처해놓은 겁니다.
"정확한 진급 사유나 자료에 대해 의문인 점이 많다"는 직원들 문제 제기와 "정보 공개가 가능한 수단을 사용할 예정"이라는 노조 대응 등이 담겨 있습니다.
진급 기준 공개를 요구하며 노조가 검토 중인 소송에 대비해 사측이 단톡방 사찰을 벌였다고 노조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병민/변호사]
"노조 관리라고 보기는 어려운 적정 범위를 넘었다고 보여질 수도 있을 거고요. 지배· 개입에 의한 부노(부당노동행위)로 보여질 만한 부분들인 거죠."
'인사 이동 거부와 노조 상담 등을 이유로 승진 불이익을 준 게 맞는지, 노조 단톡방을 사찰했는지' 등을 묻는 MBC 질의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차우형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투데이
차우형
차우형
"노조와 상담하니 승진 제외‥'단톡방' 사찰도"
"노조와 상담하니 승진 제외‥'단톡방' 사찰도"
입력
2025-11-28 06:48
|
수정 2025-11-28 06:51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