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겨울철 수도관 동파를 막기 위해 직접 열선 감는 분들 계시죠.
그런데 열선을 잘못 감았다가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데요.
특히 단열재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엔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김민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습니다.
필로티 구조의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는데, 경찰은 배관 동파를 막기 위해 설치된 열선을 발화점으로 지목했습니다.
해당 열선은 수도관에 설치하고 전원을 켜면 열이 발생해 동파를 막아주는 정온전선인데, 정온전선 발화로 난 화재가 지난 2년간 836건에 이릅니다.
이런 열선을 잘못 시공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지하주차장 천장을 본뜬 구조물에 중간 부분이 끊긴 불량 열선을 설치했습니다.
"전원 투입!"
전원을 켜자마자 불꽃이 튀더니 1분 만에 천장은 불길에 휩싸이고, 불똥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구조물이 완전히 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에 불과합니다.
천장 단열재와 배관을 감싼 보온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겁니다.
[도승용/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책임]
"주차장에 있던 가연재에 불이 옮겨붙어서 화염이, 화재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이 난 지 5분 만에 지하 주차장 모형이 이렇게 완전히 새까맣게 탔습니다.
정온전선은 전류량이 적어서 누전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더 위험합니다.
잘못 시공한 열선도 화재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직선으로 정상 시공한 열선은 시간이 지나도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열선을 꼬아 잘못 시공한 배관은 실험 30분 만에 눈에 띄게 휘었습니다.
내부 온도도 97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열선을 칭칭 돌려 감은 탓에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기옥/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장]
"일직선으로 (설치)해야 되고. (간격을) 겹쳐서 시공하시면 안 돼요."
전문가들은 정온전선을 배관에 붙일 때,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테이프를 이용해 반드시 일직선으로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득이한 경우 돌려 감아 시공하더라도 최소 150mm는 간격을 띄워야 하고, 열선 끝 부분에도 실리콘 캡을 씌워, 물기나 먼지를 차단해야 안전합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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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민형
김민형
1초 만에 '펑'‥동파 막으려다 불 날라
1초 만에 '펑'‥동파 막으려다 불 날라
입력
2025-12-04 06:48
|
수정 2025-12-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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