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 4.3 사건 당시 무차별 체포작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고 박진경 대령이 최근 국가유공자로 인정됐습니다.
4.3 유족과 단체들은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항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52년 제주도 군경원호회가 세운 고 박진경 대령의 추모비.
추모비에는 제주도 공비 소탕을 지휘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지만, 박 대령은 제주 4·3 사건 당시 일반 주민 3천여 명을 무차별 체포하는 등 학살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박 대령은 지휘에 반발한 부하에게 암살됐는데, 부하가 재판정에서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 양민 여부를 막론하고 도피하는 자는 정지 명령 불응 시 총살하라"고 박 대령이 명령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4일 박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박 대령 유족 측이 추모비 훼손 시도를 막기 위해 국가보훈부에 유공자 신청해 당일 바로 지정된 겁니다.
4·3 유족들은 즉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양성주/제주4·3 유족회 부회장]
"주민 학살에 앞장서면 국가유공자가 된다는 그런 논리밖에 더 되겠습니까. 4·3 유족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그런 조치라고 봅니다."
4·3 사건 진상조사위에서 박 대령의 무차별 체포 문제를 지적한 뒤 유공자로 인정한 건 앞뒤가 안 맞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동현/제주4·3 연구소 책임연구원]
"정부 스스로가 인정을 했었던 국가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부정하는 게 되는 겁니다. 왜냐면 그게 바로 박진경 (대령)의 행동이 옳았다, 그게 정당했다고 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국가보훈부 측은 박 대령이 지난 1950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아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가 박진경 대령 추모비 옆에 역사적 과오를 알리는 '진실의 비'를 세우기로 하면서 추모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항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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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항섭
김항섭
4·3 무차별 체포 주도하고도‥유공자 인정 논란
4·3 무차별 체포 주도하고도‥유공자 인정 논란
입력
2025-12-11 07:33
|
수정 2025-12-1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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