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통행량이 적은 도로에는 일반 신호등 아닌 점멸등이 설치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선 차량이 정차했다 출발하거나 서행해야 하지만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점멸 신호가 설치된 통학길에서 자전거를 탄 중학생이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선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오후 4시,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삼거리 쪽으로 삼삼오오 걸어옵니다.
잠시 뒤 삼거리에서 직진하던 노란색 학원 차량과 자전거를 타고 하교를 하던 중학생이 충돌합니다.
도로 2차선에서 좌회전을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와 직진하던 학원 차량이 동시에 교차지점에 들어서면서 충돌한 겁니다.
삼거리 중앙에서 차량과 충돌한 중학생은 튕겨져나가 횡단보도를 넘어 떨어졌습니다.
다친 중학생은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에 헬기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교차로엔 2개의 횡단보도가 있고, 교차로엔 황색 점멸 신호등이 설치돼있습니다.
황색 점멸등은 주변 차량, 보행자를 확인하며 언제든 정지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주행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박일우/목격자]
"실제로 보면은 차들 쌩쌩 달리잖아요. 저 앞에 사거리 신호가 있잖아요. 신호를 자기가 통과하려고 또 속도 내시는 분들도 있고…"
사고가 난 삼거리는 2km 내에 초, 중, 고등학교가 8곳에다 대부분 아이들이 학원 가는 길인데, CCTV 카메라도 없어 황색 점멸등에 속도를 줄이는 차량이 거의 없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피해 학생 학교에서) 내려오는 게 여기밖에 없죠. 보통 이쪽으로 내려오는 경우는… 학원가가 이쪽에 다 있으니까…"
사고가 난 곳의 황색 점멸등은 통행량이 적었던 20여 년 전 설치됐습니다.
[최석식/고성경찰서 교통관리계장]
"(2004년 도로가) 개설되면서 점멸 신호가 생성됐고요. 좁은 폭의 도로에서 확장이 되면서 점멸 신호로 계속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통행량이 늘거나 학생 통학로로 이용되는 도로여도, 사고가 잦지 않거나 별다른 민원이 없으면 일반 신호등으로 바꾸지 않는 겁니다.
[박일우/목격자]
"아이들 등하교 시간 때만이라도 이게 정상신호가 되었으면 이런 사고를 막지 않았을까… 그리고 운전자도 신호등이 있으면 신호를 지켰을 것이고…"
경찰은 사고 이후 점멸 신호등을 일반 신호등 체계로 되돌렸고, 50대 학원 차량 운전자를 안전운전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이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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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이선영
이선영
통학로인데 종일 '점멸등'‥"예견된 참변"
통학로인데 종일 '점멸등'‥"예견된 참변"
입력
2025-12-16 06:50
|
수정 2025-12-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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