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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3명 사망에도 삼표 회장·대표 모두 '무죄'‥"책임자 아니다"?

[이슈+] 3명 사망에도 삼표 회장·대표 모두 '무죄'‥"책임자 아니다"?
입력 2026-02-11 15:38 | 수정 2026-02-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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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이죠.

    경기도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노동계는 입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판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오늘 <이슈+>에서는 이 문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문소현 기자와 함께합니다.

    문 기자, 사고가 난 게 지난 2022년 1월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이틀 뒤에 발생했잖아요?

    ◀ 기자 ▶

    당시 설 연휴 첫날이었습니다.

    경기도 양주시의 석재 채취장에서 노동자 3명이 사망했는데요.

    비탈면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던 중 돌산 정상에서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난 듯 거대한 흙더미가 무너졌고요.

    그 아래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명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쏟아진 토사량은 약 60만여 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는데요.

    숨진 노동자 중 1명은 실종 상태였는데, 무너진 토사량이 워낙 많은 데다 폭설까지 내려 수색에 어려움을 겪다 나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현장의 지질 상태가 약해 보인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발파 작업에 나설 경우 토사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었는데요.

    들어보시죠.

    구멍 뚫다 왜 산사태‥"약한 지반에 빨리, 많이 골재 채취?"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37356_35744.html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무너졌다는 곳 (흙 색깔이) 황토색이라는 이야기는 풍화암, 그러니까 약간 힘을 못 받는 암이에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흙인지 아닌지를 그게 (점검이) 좀 안됐던 거 같아요."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결국은 빨리 (화약을) 터뜨려야 이제 더 많은 (골재) 양을 갖다가 공사를 할 수가 있는 거니까. 기존에 균열이 가 있던 부분이 깨지면서 아마 (토사가) 슬라이딩이 (내려오게) 됐던 이런 걸로 추정되는 사고예요."

    ◀ 앵커 ▶

    이후 수사가 진행됐고,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기소를 했다는 건데.

    구체적인 혐의가 뭡니까?

    ◀ 기자 ▶

    검찰은 삼표산업이 골재 채취량을 늘리기 위해 채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분토를 쌓아뒀던 야적장 하부를 채굴하다 약해진 지반이 무너져 사고가 발생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정 회장이 삼표산업의 안전보건 등 경영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고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점 등을 들어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판단하고 기소를 한 건데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경영책임자에게 종사자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과하고요.

    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지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도록 돼 있습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 이영은 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에 해당하는데, 정 회장은 경영책임자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정 회장이 삼표그룹의 부문별 정례보고 등에 참석하고 대표이사, 담당 임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고나 회의가 삼표산업 경영책임자로서 현안을 보고 받고 안전 보건 업무를 포함한 사업을 총괄하여 경영상 결정을 내리는 절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정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의무를 구체적·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정 회장이 경영책임자가 아니다, 이렇게 봤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법원이 삼표산업 대표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이유는 뭡니까?

    ◀ 기자 ▶

    이종신 당시 삼표산업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아니고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가 됐는데요.

    이 전 대표는 중대사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양주사업소 작업을 중단하라고 했다가, 생산량 압박 때문에 이를 번복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 판사는 이 전 대표가 양주사업소 야적장에서 법령에 따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했거나 그런 조치 없이 작업이 진행되는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앵커 ▶

    그럼 회장, 대표 다 무죄를 선고한 상태인데,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었습니까?

    ◀ 기자 ▶

    사고가 발생한 양주사업소에 근무했던 직원 4명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는데요.

    삼표산업 본사 안전책임 담당은 징역 2년의 집행유예였고요.

    양주사업소 관계자 3명은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 앵커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그룹 회장이 기소된 1호 사건이어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1심 판결만 놓고 보면 법 제정 전이나 후나, 달라진 게 없는 거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 사고가 발생하고 며칠 후에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원청인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전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그때도 재판부는 김 전 사장이 발전소 현장에 대한 위험을 모두 인식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고의로 방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었다면 유죄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 건뿐만이 아니라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 오너는 봐주고, 현장 관리자만 처벌하는 꼬리 자르기 판결이 반복돼 왔었고요.

    그래서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경영진에게 묻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건데요.

    즉 실제로 중대재해 예방 체계를 세우고 집행할 권한이 있는 최고 책임자를 처벌해야만 산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입법 취지입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법원은 현장 책임자에게만 책임을 물은 겁니다.

    어제 재판이 끝나고 나오는 정 회장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것도 잠시 들어 보시죠.

    [정도원/삼표그룹 회장 (어제)]
    "<1심 판결에 대한 입장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됐습니다."

    [정도원/삼표그룹 회장 (어제)]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선고까지 좀 오래 걸렸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숨진 근로자나 유가족들한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됐습니다."

    ◀ 앵커 ▶

    유가족들이 듣고 싶은 답변은 하나도 안 한 것 같습니다.

    노동계 반발이 거셀 것 같은데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민주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기업 총수들에게 집단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이라고 했고요.

    한국노총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을 좁게 해석할 경우 의도적 책임 분산과 회피 가능성이 커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의정부지검은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 ▶

    항소심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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