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연말이면 지방자치단체에선 종무식을 열고, 단체장이 부서를 돌며 수고한 공무원들을 격려하곤 하는데요.
지난 연말, 일부 지자체 종무식에서 단체장에게 경쟁적으로 과도한 이벤트를 펼치는 기묘한 장면도 펼쳐졌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연말 전북 남원시청.
최경식 남원시장이 한 부서에 들어서자 숨어있던 직원들이 종이를 들고 차례로 일어섭니다.
"새 해 복 많 이 받 으 세 요!"
최 시장은 웃으며 박수를 보냅니다.
"특이하다, 특이해."
또 다른 부서에선 부서장의 선창으로 시장의 용기, 실력, 리더십을 칭찬하고,
"<5!> 시민 곁을 지킨 따뜻한 리더십. <6!> 사랑합니다, 시장님!"
시장에게 '고마운 한상'이란 상을 주고 손수 만든 것 같은 목걸이를 걸어주는 부서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서별로 경쟁이라도 하듯 진행된 남원시의 종무식 영상은 최 시장의 SNS에 올라왔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삭제됐습니다.
남원시청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감사 이벤트"라고 밝혔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남원시 공무원 (음성변조)]
"하위직들… 근평(근무평가)도 있고 하니까, 그런 걸 시켜도 딱히 불법은 아니니까 저항을 못하는 거죠."
***
전주시의 종무식에도 구호와 팻말이 등장했는데, '청사 입구에서 시장님을 영접해달라', '로비 앞에서 시장님을 환영해달라'는 세세한 협조 요청이 각 부서에 전달됐습니다.
[전주시 공무원 A씨 (음성변조)]
"'풍선 좀 불자, 뭐 좀 하자' 이러는데 안 할 수가 없죠. 자기 부모한테도 그렇게 안 하는데…"
단체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조직 구조에 연말 승진 인사철까지 겹친 현실.
[전주시 공무원 B씨 (음성변조)]
"보이지 않는 갑질이죠. 시장님을 위해서 공무원이 (일)하는 건 아니잖아요. 시민을 위한 공직 사회이고…"
과도한 종무식을 두고, "공직의 본질을 훼손하는 구태가 아니냐"는 내부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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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연
김아연
"시장님 사랑해요"‥종무식이 '전국 아부 자랑'?
"시장님 사랑해요"‥종무식이 '전국 아부 자랑'?
입력
2026-01-08 20:35
|
수정 2026-01-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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