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같은 죽음은 결코 한 사람의 불운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건설노동자 3백여 명을 상대로 직접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대부분 한랭 질환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 작업시간을 조정하라는 정부 권고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강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체감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던, 동트기 전 아파트 건설 현장.
건설노동자들이 하루 공사 준비에 나섭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철근을 옮기다 보면 금세 극심한 통증이 밀려온다고 합니다.
[노 모 씨/건설노동자 (음성변조)]
"아침에 시작할 때가 기온도 제일 낮고 몸이 이제 적응이 안 돼서‥ 손끝, 발끝이 깨질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질 정도죠."
MBC가 건설노동자 36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0명 중 7명꼴로 '한파로 다쳤거나 아팠던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낙상 사고가 가장 많았고, 동상, 저체온증, 뇌심혈관질환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회사에 알리지 않았거나 알려도 아무 조치를 못 받았다고 했습니다.
휴게실에 간 노동자는 17%였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답변은 2%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 건설 작업 시작 시간을 오전 9시로 3시간 늦추라고 권고했습니다.
'정부 권고가 잘 지켜지고 있냐'는 질문에 80%가 '그렇지 않다'고 했고, '그렇다'는 답은 6%였습니다.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어서 업체 측이 안 지켜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건설 노동자들은 근무 시간 조정을 요청해 볼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해봐야 안 되니까'라는 체념과 쫓겨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근무 시간 조정 자체를 몰랐다는 노동자도 17%나 됐습니다.
휴게실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70%를 넘었고, 충분하다는 답은 5%에 그쳤습니다.
[김현주/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한파가 동상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뇌심혈관계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는 한랭 질환 예방을 위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은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변준언 / 영상편집: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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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강은
강은
한파주의보에도 꼭두새벽부터 야외 노동‥"손끝·발끝 깨질 듯 아파"
한파주의보에도 꼭두새벽부터 야외 노동‥"손끝·발끝 깨질 듯 아파"
입력
2026-01-15 20:16
|
수정 2026-01-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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