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경기도의 한 민간 어린이집 교사용 화장실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됐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경찰에 신고해 봤자 범인을 잡기 힘들다며 쉬쉬했는데, 알고 보니 범인이, 원장의 남편이었습니다.
정한솔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여성 교사 10여 명이 근무하는, 경기 용인의 한 민간 어린이집.
지난달 9일 오후 4시쯤, 교사 한 명이 화장실에서 무언가 변기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섬뜩한 생각에 건져 올렸더니, 소형 카메라였습니다.
180도 회전 렌즈가 장착된 저가형 디지털카메라로,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어딘가 붙여놓은 흔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린이집 교사 (음성변조)]
"렌즈만 따로 이렇게 선에 연결돼서 나와 있는데 빨간불도 들어오고‥"
카메라는 어린이집 차량 기사였던 원장 남편이 확인해 보겠다며 가져갔습니다.
이튿날 열린 대책 회의.
원장 부부는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교사들 요구를 묵살했고 직접 분석해 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음성변조/지난달 10일)]
"100명 중에 한두 명 건만 잡을 수 있는 거고‥ 아무것도 없어? 그럼 사건 덮어버려 경찰들은."
[어린이집 원장 남편 (음성변조/지난달 10일)]
"그러니까 지금 화면이 우선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지금 제가 하려는 게 지금 포렌식을 하려고 해서‥"
경찰을 부르자는 교사들의 거듭된 호소에도 꿈쩍 않던 원장 부부는 대신 사설 업체를 불러 포렌식을 맡겼습니다.
분석 결과 촬영된 영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내장 메모리를 들여다본 기록이 나왔습니다.
외부 컴퓨터에 연결한 시각은 10일 새벽 5시 36분.
카메라가 발견된 바로 다음 날로, 원장 남편 수중에 있던 시점입니다.
열어보기만 했을 뿐 삭제한 건 없다던 원장 남편은 "모든 걸 떠안겠다, 원장님은 좋은 사람이니 힘들어하지 않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습니다.
원장이 남편을 대신해 범행을 인정하고 사죄했지만, 교사들은 '호기심으로 해봤다'는 변명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음성변조/지난달 15일)]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영상 이렇게 다른 거 보다가 그런 게 나오길래 진짜로 그런가 해서 호기심으로 했는데‥"
경찰은 불법 촬영 혐의로 원장 남편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으며, 핵심 증거인 카메라를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남편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원장 부부는 MBC 질의에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말만 전했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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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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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촬영 못 잡아, 내가 포렌식할게"‥원장 남편 발 벗고 나선 이유
[단독] "불법촬영 못 잡아, 내가 포렌식할게"‥원장 남편 발 벗고 나선 이유
입력
2026-01-21 20:31
|
수정 2026-01-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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