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발생한 초대형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곧 본격 시행됩니다.
하지만 이 특별법이 산지 개발이나 산림사업 지원에 치중하고 있고 정작 피해 주민 지원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불특별법이 아니라 산지개발특별법을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김민욱 환경전문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의 초대형 산불 지역.
불에 탄 나무들을 베어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소위 위험목을 베는 건데 해당 지역은 근처에 마을도 별다른 시설물도 없는 깊은 산 속입니다.
[김수동/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민가나 도로 주변에 위험성이 있는 지역을 벌채를 하는 것이 긴급 벌채라고 볼 수 있는데 산 중턱까지 광범위하게 (벌채를 하고 있습니다.)"
산불 당시에도 간벌 위주 산림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셌고, 불에 탄 숲의 회복력이 강하다는 연구도 있지만 또 나무를 베어내는 겁니다.
민간 단체와 연구자들에 따르면 경북 산불 피해 확산의 주요 원인 역시 간벌이었습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간벌이라는 것, 숲가꾸기라는 것은 결국엔 숲을 건조하게 해서 훨씬 더 큰 산불로 만든다라고 하는 게 이번 경북 산불의 정밀 조사 결과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 본격 시행되는 '초대형산불 구제와 지원 특별법'은 벌목작업을 더 쉽게 할 전망입니다.
위험목 제거는 산림 소유자 동의 없이도 진행할 수 있고, 벌목, 숲 관리 등 산림사업 지원도 강화됩니다.
또, 피해지역 산지전용허가를 산림청이 아닌 지자체장이 하도록 하고 골프장과 같은 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권한도 지자체가 맡아 개발이 상대적으로 더 쉬워집니다.
정작 특별법은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 지원은 인색합니다.
시커먼 산속 임시주택 다섯 채.
화재 발생 열 달이 다 됐지만 피해주민들은 아직 이곳을 떠나기 힘듭니다.
[박기/경북 의성군 산불피해 주민]
"주택을 지으려 하면 빚에 또 빚을 더 해야하는 겁니다. 다 타버리고 없으니까 담보물이 없으니까 또 빚을 낼 수도 없는 겁니다."
기존 지원책으로는 피해 복구가 막막하다는 주민들에게 이번 특별법이 제공하는 추가지원은 돌봄과 심리 안정, 의료지원 정도가 전부입니다.
[박기/경북 의성군 산불피해 주민]
"누군가 와서 골프 치는 산도 좋고 다 좋은데 과연 우리 주민들이 없으면 그런 것들이 필요할까…"
산림청은 "숲가꾸기를 하면 산불 연료는 55%, 확산 속도도 29% 감소한다는 산림과학원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별법으로 인한 난개발 우려에 대해선 "난개발 방지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개발과 인위적인 숲 관리가 도리어 산불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은 국내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대형 산불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과 호주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산불 특별법이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또 장기적으로는 산불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더 늦기 전에 고민과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자의 눈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위동원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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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욱
김민욱
[기자의 눈] "주민은 못 사는데 산지만 개발하면 뭐 해요?"‥산지개발특별법 된 산불특별법
[기자의 눈] "주민은 못 사는데 산지만 개발하면 뭐 해요?"‥산지개발특별법 된 산불특별법
입력
2026-01-21 20:44
|
수정 2026-01-2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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