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쉐보레 자동차를 만드는 한국GM의 하청 노동자 120명이 작년 12월 31일 전원 해고됐습니다.
하청 노조와 원청이 직접 교섭할 수 있게 되는 '노란봉투법'이 올해 3월에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측이 강화되는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해고에 나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의견], 이재인 기자가 해고 노동자들 만났습니다.
◀ 리포트 ▶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탕을 나눠 먹는 이들, 한국GM 하청업체로 자동차 부품 포장 등을 맡았던 '우진물류' 해고 노동자들입니다.
올 들어 매일 꼭두새벽 나와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이렇게 음식을 나눕니다.
[이선화/한국GM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
"열심히 했는데 돌아온 게 이거(해고)라고 그러면서 내가 진짜 너무 열심히… 억울하다고."
회사에 나붙은 해고 통지서,
'도급 종료, 전 직원 해고'라고 적힌 종이 한 장에 직원 120명은 하루아침에 내쫓겼습니다.
아내와 어린 자녀가 해고 통지를 먼저 받아본 직원도 있습니다.
[신문용/한국GM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
"(통지서를) 집으로 보낸 거예요. 딱 퇴근을 해서 집에 갔는데 와이프가 아무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저도 힘들 걸 알고 있으니까."
1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똑같은 급여, 연차 사용 제한에 관행적 잔업까지.
오랜 기간 이어진 노동권 침해에 지난해 7월 이들은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하청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게 한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했던 시기, 노조 설립 방해는 노골적이었습니다.
[우진물류(하청업체) 회장/음성변조 (지난해 7월 4일)]
"성과급이 적은 돈이 아니야. 그런데 우리가 노조 설립하면 GM이 돈 줄 것 같습니까? 안 줘. 절대 안 줍니다."
한국GM도 '진짜 사장'을 자처하며 이례적으로 하청 노조와 마주했습니다.
[한국GM 상무/음성변조 (지난해 10월 30일 1차 면담)]
"옛날에 이렇게 노동조합 생기면 업체를 바꿔가지고 막 선별 고용 승계하고 그런 적도 있었어요. 그럴 생각은 전혀 없고요."
[한국GM 상무/음성변조 (지난해 11월 7일 2차 면담)]
"진짜 사장 나와라. GM 나와라. 그래서 나왔잖아요.
하지만 한국GM은 전원 해고에 이어 하청업체마저 갈아치웠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고용승계 역시 노조 결성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노조 조직·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합니다.
이를 감안한 듯 한국GM은 "고용 승계를 하지 않기로 한 건 새 하청업체의 독립적 경영 판단"이라고 발을 뺐습니다.
[김상은/변호사]
"노조법 2·3조(노란봉투법) 자체가 거의 이제 무력화되기 때문에 이렇게 용역 업체 변경을 통한 해고 집단 해고를 막는 시급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회사 측의 온갖 꼼수가 난무하는 '찢어진 노란봉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인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김창인 / 영상편집: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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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인
이재인
"노조 만들어? 전원해고"‥노란봉투법 무력화 [소수의견]
"노조 만들어? 전원해고"‥노란봉투법 무력화 [소수의견]
입력
2026-01-27 20:40
|
수정 2026-01-2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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