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빗썸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은 4만 개 정도인데, 무려 62만 개가 지급됐다는 겁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코인을 고객들에게 나눠줬다는 얘깁니다.
가상자산 거래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지 박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빗썸이 지난해 금감원에 공시한 보고서.
보유한 비트코인이 4만 2천 개입니다.
그런데 어제 새벽 잘못 지급한 코인은 62만 개, 갖고 있는 것보다 15배 많은 코인을 고객들에게 나눠준 셈입니다.
이런 '유령 코인'이 가능했던 건 이른바 '장부 거래'라 불리는 허술한 거래소 운영 시스템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운영의 편의성 때문에 '내부 전산 시스템'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는데, 전산상 장부의 숫자만 변경하고, 내부 전산과 실제 보유 잔고가 실시간으로 연동되지 않아 검증에 구멍이 생겼다는 겁니다.
[황석진/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장부상에 이제 전산에 있는 것이죠. 장부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거지, 보관을 따로 하고 있었던 거죠."
2018년 삼성증권에서도 배당금을 입력하는 직원의 실수로 1천 원을 1천 주로 잘못 입력해 존재하지 않는 '유령 주식'이 112조 원어치나 시장에 풀려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없던 코인이 실제로 거래된 이번 사건도 삼성증권 사건과 판박입니다.
빗썸은 이번에 지급된 코인 가운데, 실제 1,786개가 거래됐다고 밝혔습니다.
1천8백억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누군가는 하루아침에 생긴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깁니다.
실제로 사고 직후인 어제저녁 빗썸에 비트코인 매도가 몰리면서 가격이 2천만 원 가까이 급락해 8천111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빗썸은 거래된 계좌가 모두 빗썸의 내부 계좌라며 외부 인출이 없는 만큼 93% 회수했다고는 했지만, 거래소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코인을 유통시킬 수 있다는 게 현실로 드러난 겁니다.
[이효섭/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주문 수량의 오류 그다음에 한도 관리의 오류, 이런 것들이 체계적으로 작동을 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상반기 기준 국내 가장자산 업체들의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무려 6조 원이 넘고, 빗썸은 연간 영업이익이 1천억 원이 넘는 대형 회사인데도 정작 핵심인 내부 통제 시스템은 주먹구구였던 것이 이번 사고로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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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준
박진준
'없는 코인' 어떻게 줬나‥'장부 거래'로 '유령 코인' 가능해
'없는 코인' 어떻게 줬나‥'장부 거래'로 '유령 코인' 가능해
입력
2026-02-07 20:04
|
수정 2026-02-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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