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삶의 마지막 순간, 무의미한 생명 연장 대신 존엄한 죽음을 맞고 싶다며 연명치료 거부를 결정한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명치료 중단 후 마지막을 돌봐줄 수 있는 제도나 공간이 미흡한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생의 존엄한 마무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보도에 서유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50년 가까운 삶을 함께한 노부부가 나란히 서명을 합니다.
"이 법에 따라서 내용 직접 작성하셨다는 거고‥"
이들이 작성한 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훗날 임종 과정에서 병의 차도 없이 숨만 연장해놓는 치료는 받지 않겠다는 뜻을 남기는 겁니다.
[고영숙/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73세)]
"(치료비로) 한 달에 몇백씩 들어가는데 그걸 무슨 수로 당해내요. 있는 돈 다 까먹고 그러니까 할 필요 없어요. 한 번은 다 죽는 건데 왜."
스스로 연명치료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8년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자는 3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연명치료로 인한 비용 부담과, 가족에게 남겨질 책임에 대한 우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 연명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겐 사망 전 1년 동안 1인 평균 천만 원 정도의 의료비가 발생했습니다.
[백난희/국립암센터 의료사회복지사]
"60대 그다음에 50대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있다‥내가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때 누군가에게 책임이 전가되었던 경험들, 그런 간접적인 경험들 때문에‥"
하지만 현실의 한계는 여전합니다.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의사 2명이 임종 단계라는 걸 판단하고, 해당 의료기관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사전 등록돼 있어야 하는데 전국 3만여 개 의료기관 가운데 2%도 안됩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한 이후의 돌봄 공백도 문제로 꼽힙니다.
호스피스 병상은 전국에 1천800개뿐.
특히 말기암 환자를 제외한 치매나 심부전 같은 환자 상당수는 제도를 이용할 수도 없습니다.
[윤영호/서울대 의대 교수]
"내 삶을 잘 정리해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고 떠나고 싶다는 그런 그 인간적인 욕구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법과 정책과 예산이 따로 뒤따라야 된다는 거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연명의료 중단 제도에 대한 지원을 주문한 이유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지난 3일, 국무회의)]
"(재택 임종할 경우에는)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하는 것 보다는 (인력과 비용이) 훨씬 적게 들죠. 그러면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게 맞죠."
연명의료 중단은 마지막 삶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학명산/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80세)]
"그냥 즐겁게 산 거죠. <이 사람은 모든 게 행복했대요‥>"
선택은 개인이 했지만, 그 책임은 사회와 국가가 나눠야 할 몫이라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 김동세 / 영상편집: 김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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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유정
서유정
"연명치료 안 하겠습니다" 늘어나는 존엄한 선택‥현실은?
"연명치료 안 하겠습니다" 늘어나는 존엄한 선택‥현실은?
입력
2026-02-09 20:42
|
수정 2026-02-0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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