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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버린 평생 터전 앞에서 큰절‥행안부 지원에도 '막막'

타버린 평생 터전 앞에서 큰절‥행안부 지원에도 '막막'
입력 2026-02-15 20:13 | 수정 2026-02-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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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설 명절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달 전, 큰 화재로 살 곳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들인데요.

    지금은 행안부에서 마련한 인근 모텔에서 지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비워줘야 해 불안함과 막막함 속에서 설 차례를 지냈습니다.

    도윤선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6일 새벽, 예고 없이 시작된 불길은 구룡마을 4지구와 6지구를 집어삼켰습니다.

    비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판잣집은 진화 속도보다 빠르게 화염을 확산시켰습니다.

    [유충식/피해 주민]
    "<아무것도 못 건지고 나오셨어요?> 못 건졌지. 추우니까 이것만 입고 나왔어. 나머지는 다 타버렸어."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한 지 한 달,

    "아직도 재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삼사십 년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폐허가 된 집터를 보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배 모 씨/피해 주민]
    "오븐, 식탁, 여기 싱크대. 홀라당 다 탔어. 이거 뒤집어보면 뭣이 나올 건데 무서워서…"

    평생의 터전을 잃고 처음 맞는 설 명절은 그래서 더 힘이 듭니다.

    화재를 피한 다른 주민들과 함께 마련한 합동 차례상에 술 한 잔 올리며 예를 다하지만, 당장의 삶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구룡마을 주민]
    "지금 어떻게 해야 될지 그러니까 대책이 없어요. 냄비 하나도 가지고 나오지 못했는데…"

    이재민 181명 중 상당수는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지원으로 인근 모텔에서 지난 20여 일을 지냈습니다.

    임시 거처 제공 기간이 끝날 무렵, 행정안전부가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억 원을 긴급 투입하면서, 주민들은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마음속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 마무리되는, 이달 23일 이후가 걱정입니다.

    지자체와 SH공사는 재개발이 추진되는 구룡마을에 다시 거처를 마련해주는 대신, 임대주택으로 이주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를 60% 감면해 준다지만 주민들에겐 만만찮은 월세 부담입니다.

    [고재옥/피해 주민]
    "하루 이틀 산 것도 아니고, 10년·20년 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오래 산 사람들을 이렇게 내보낸다는 건 있을 수 없고 이해가 안 가요."

    길에 나앉을 수 있다는 걱정이 현실화된 주민들은 지자체의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보유한 재난구호기금 적립금 액수는 1천억 원이 넘습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 영상편집: 박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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